정은원은 후반기 제자리 찾아갈까…한화 중위권 도약에 필요한 ‘골글 2루수’의 반등
“컨디션이 좋으면…·.”
한화는 올 시즌 전반기 18년 만에 8연승을 질주하며 후반기 중위권 도약의 꿈을 키웠다. 안정감을 찾은 마운드가 중심을 잡고, 역할과 타순이 시즌 초반보다 또렷해진 타선의 화력이 보태지면 그저 허황한 꿈만은 아니었다. 중간중간 부침이 있긴 하지만 이진영, 김인환, 노시환,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의 무게감은 상대 마운드에 충분한 부담감을 주고 있다. 아쉬운 건 채은성 이후 한화의 타선이다.
전반기 최원호 한화 감독의 고민 중 하나는 중심 타자 채은성 바로 뒤에 누구를 붙이냐는 것이었다. 최 감독은 후보군 중 내야수 정은원(23)을 언급하며 “볼을 골라내고 콘택트하는 능력이 팀에서 좋아서, 사실 컨디션이 좋으면 정은원이 채은성 뒤에 붙어 있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고 복잡한 속내를 밝힌 적이 있다.
가정이긴 하지만 최 감독의 바람처럼 올 시즌 정은원의 컨디션이 좋았다면 그는 채은성 뒤를 비롯한 상위 타순에서 충분히 활약할 능력을 갖췄다. 2018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정은원은 준수한 타격과 선구안, 주력 등 강점을 살려 비교적 일찍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21시즌에는 타율 0.283, OPS(출루율+장타율) 0.791 등 한화의 리드오프로서 맹활약하며 프로 4년 차에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타율, OPS 등 여러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작성한 2021시즌과 비교해 조금 주춤했지만, 지난해 역시 타율 0.274, OPS 0.745로 기운을 이어갔다.
정은원은 그러나 올 시즌 데뷔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개막 한 달 출전한 23경기에서 0.207의 낮은 타율을 기록하더니, 5월에도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고 23경기에 나가 타율 0.227을 올렸다. 볼을 골라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타율 대비 높은 출루율을 보이긴 했지만, 방망이로 해결해줘야 할 순간을 매듭짓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정은원은 결국 하위 타순에 배치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이들이 메울 자리를 고졸 신인 문현빈 등이 채웠다.
정은원이 서서히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는 점은 한화에 다행스러운 점이다. 그의 6월 타율은 0.241로 올랐고, 7월 들어 출전한 9경기에서 타율 0.267을 기록 중이다. 특히, NC를 만나 치른 후반기 첫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1홈런)를 때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정은원은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화가 올 시즌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그의 반등이 필요하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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