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내려 2.6억 코인투자했다는 김홍걸

전경운 기자(jeon@mk.co.kr)이호준(lee.hojoon@mk.co.kr) 2023. 7. 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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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내역 공개 앞두고 … 의원들 줄줄이 입장문
권영세·김상희·김정재 등
가상자산 신고한 의원 11명
"거래액 10억 넘는 의원 다수"
김홍걸 "투자금 90% 손해"
전용기 "소액투자 손실 85%"
의원들 "공부차원" 해명
김홍걸 의원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김홍걸 의원이 국회의원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전수 공개를 앞두고 "상속세 마련을 위해 2억6000만원을 투자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가상자산 투자를 2021년 3월에 시작했다"며 "투자 동기는 2019년 선친의 동교동 자택을 상속받으며 발생한 약 17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충당"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동교동 자택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현장이나 저희 가문의 정체성을 담고 있어 당시 제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상속세는 고스란히 저 혼자만의 부담이었다. 제가 보유한 현금으로는 도저히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투자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가상자산에 투자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2021년 3월부터 5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에 입금한 금액이 1억5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이 투자금은 올해 초 90% 이상 손실을 입고 최종적으로 매각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후 올해 2월부터 약 1억1000만원을 비트코인과 일부 국내 가상자산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 투자금도 현재 가치가 약 9000만원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 말대로라면 2021년 이후 지금까지 상속세를 충당하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에 2억원 이상을 투입했고, 절반 이상을 날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상임위 중 코인 투자 논란을 의식한 듯 "현재까지 투자 과정에서 이해충돌 등 법률이나 윤리규범 위반은 일절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21년 11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권영세 장관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관련 현황을 신고한 의원은 국민의힘에선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김정재·이양수·유경준·이종성 의원 등 5명, 민주당에선 김상희·김홍걸·전용기 의원 등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김남국·황보승희 무소속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투자 내역 공개를 앞두고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100만원 이하의 소액 투자이지 거액인 것처럼 부풀려진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을 전한다"며 "올해 5월 5일 확인해보니 코인 5개 중 2개는 상장폐지됐고 잔금은 14만원으로 85% 손실률이 제 계좌에 남은 최종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을 공동 발의했던 권영세 장관도 호기심에 3000만~4000만원을 투자했고 40%가량 손해를 본 뒤 김남국 사태 당시 매도했다. 다만 권 장관 측은 "기획재정위원회에 열흘간 있었지만 그때는 가상자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이해충돌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문위는 거래 횟수와 금액만 고려했을 때 이들 11명 중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의원은 5명 정도로 보고, 곧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이들의 명단을 보고할 방침이다. 자문위 관계자는 "신고자 11명 가운데 김남국 의원을 제외하고 거래 총액이 10억원이 넘는 경우가 복수"라고 전했다. 지난 5월 22일 국회법이 개정됨에 따라 국회의원은 가상자산 보유·변동 현황을 지난달 말까지 자문위에 등록해야 했다.

이 내용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은 대다수 코인과 블록체인 체계를 이해하기 위한 경험적인 투자였다고 항변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윤리자문위가 코인 거래 횟수와 거래 총액을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은 데 대해 반발이 나왔다. 김홍걸 의원은 "가상자산 내역 신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빠짐없이 성실히 신고한 소수 국회의원들만 불필요한 오해를 근심하며 해명할 입장이 됐다"고 윤리자문위에 유감을 표했다.

[전경운 기자 /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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