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고위험'에 쏠린다
투자자 석달새 10배가량 급증
자금 증가율 초저위험 앞질러
최근 3개월만에 154% 늘어나
미래에셋證 가입자 3.4만 최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이후 주식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증권사 디폴트옵션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위험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면서 예·적금 중심의 초저위험 상품보다 빠른 속도로 투자금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은행·보험·증권업권의 고위험 상품 투자금액의 경우 1분기 말 94억원에서 332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고위험 상품에 투자 인원도 6000명에서 최근 5만8000명으로 약 10배가 됐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내놓은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으로 유입된 투자금액은 올해 1분기 기준 557억원에서 2분기 말 1034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일경제가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적립금액이 414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337억원), KB증권(92억원), 신한투자증권(46억원), 한국투자증권(46억원) 순으로 많았다. 가입자 수는 2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3만4033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투자증권(1만4191명), KB증권(1만384명)이 뒤를 이었다.
가령 미래에셋증권의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으로 유입된 금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209억원 수준이었지만, 2분기 말 41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미래에셋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 1의 경우 6개월 수익률 9.9%를 기록했다.
여전히 절대 금액 자체는 예·적금 중심의 초저위험 상품이 크지만, 고위험 상품으로 유입되는 투자금액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증권사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 투자금액은 올해 2분기 기준 초저위험(600억원), 저위험(173억원), 중위험(139억원), 고위험(122억원) 순이었다.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 증가율을 보면 고위험(154%), 중위험(114%), 저위험(113%) 순으로 높았다. 반면 초저위험 상품 증가율은 65%에 머물렀다.
전체 연금자산 30조원을 넘어선 미래에셋증권은 디폴트옵션 안착을 위해 지난해 12월 선제적으로 디폴트옵션 지정 시스템을 개설한 바 있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디폴트옵션은 과도한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을 개선해 수익률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노후를 대비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위험 상품으로 투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높은 수익률과 직결돼 있다. 고위험 상품 평균 수익률은 8.9%로 초저위험 상품(2.3%)의 약 4배에 이른다. 가령 한화투자증권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 2 상품의 경우 6개월 수익률 11.5%를 기록했다.
고위험 상품의 경우 타깃데이트펀드(TDF)의 편입 비중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TDF는 투자자가 고려한 은퇴 시기가 가까워지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TDF에는 2030, 2040, 2050 등 숫자가 따라붙는데 이는 목표 은퇴 시점을 뜻한다.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기존에 퇴직연금 가입자가 선택한 예·적금 등의 만기가 도래하고 운용 지시 없이 총 6주가 지나면 자동으로 사전에 지정해놓은 디폴트 상품군에 투자하게 된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들은 디폴트옵션 전용 상품을 의무적으로 1종을 선택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디폴트옵션 상품의 총 적립금액은 직전 분기 대비 8000억원 늘면서 1조원을 돌파했다. 디폴트옵션 가입자 수도 200만명을 넘어섰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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