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오송 블랙박스 공개하며 “대응에 최선 다했다” 항변

신정훈 기자 2023. 7. 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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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철 충북경찰청 112지역경찰계장이 23일 오후 충북경찰청 8층 교육실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순찰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뉴시스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을 받는 충북경찰이 참사 당시 순찰차의 블랙박스를 공개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에 나섰다.

충북경찰청은 23일 기자브리핑을 열고, 사고 당시 오송파출소 순찰차 1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윤성철 지역경찰계장은 “경찰은 미호강 주변 침수 도로에서 교통 통제와 지역 주민 대피를 위해 최선을 다해 분주히 움직였다”고 했다.

경찰이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참사 당일인 15일 오전 7시 4분부터 오전 9시 1분까지 신고를 받은 오송파출소 경찰관이 관할 지역을 돌아다니며 현장 활동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미호강이 범람해 침수가 시작된 흥덕구 탑연삼거리와 쌍청리회전교차로, 궁평1교차로 등을 통제했고, 아동복지시설이나 비닐하우스에 고립된 주민들 대피 상황도 살핀 것으로 나온다.

경찰은 또 당일 미호강 인근의 경찰 조치사항과 112상황실과 오송파출소가 주고받은 무전 녹취록도 시간대별로 공개했다.

경찰 부실 대응의 단초가 된 ‘7시 58분 신고’에 대한 조치 상황도 대부분 드러났다. 당시 미호천교 임시제방 공사 감리단장 A씨는 7시 58분 112에 전화해 “미호천이 넘칠 것 같다. 궁평지하차도에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고 신고했다. 112상황실 관계자는 경찰이 사용하는 지도 시스템(폴맵)에 궁평지하차도를 입력해 미호천교와 가장 가까운 ‘궁평2지하차도’를 지목해 출동 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순찰차는 궁평2지하차도로 가지 않았다.

오송 순찰차는 신고가 접수된지 10분이 지난 8시 8분에야 경찰관 1명이 궁평1교차로에서 교통 통제를 했다. 지령이 내려진 궁평2지하차도는 가지 않은 것이다. 윤 계장은 “해당 직원이 궁평2지하차도에 가라는 지령이 내려졌는데도, 왜 가지 않았는지는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설명할 수 없다”며 “오늘 자리는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박을 하려는게 아니라, 경찰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오해를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오송 순찰차는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와 “차량이 역주행하고 있다”는 신고를 잇따라 처리하는 과정에서 궁평1지하차도 입구에 있는 궁평1교차로를 경유해 쌍천리 회전교차로로 향했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7시 56분 궁평1지하차도에 도착했다고 기록했다. 이런 부분이 국무조정실이 감찰 과정에서 발견한 중대한 과오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은 관련 경찰 6명을 검찰에 수사했다.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미호강 하천물이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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