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상저하고' 기대할 때 아니다

2023. 7. 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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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심상치 않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 첫 20일간의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5.4% 줄었다.

하반기 경기 회복의 열쇠를 쥔 반도체가 부진을 이어가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을 밑돌면서 정부가 전망한 상저하고 가능성도 한층 불투명해졌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회복 기미 없이 저점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L자형' 침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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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심상치 않다. 상반기 저점지나 하반기 개선하는 '상저하고'를 기대했지만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하반기 첫 20일간의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5.4%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이다. 반도체 영향으로 이달 20일까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수출 감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0개월 연속 감소는 2018년 12월부터 2020년 1월까지 14개월 연속을 기록한 이후 없었다.

하반기 경기 회복의 열쇠를 쥔 반도체가 부진을 이어가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을 밑돌면서 정부가 전망한 상저하고 가능성도 한층 불투명해졌다. 하반기 경기 반등 시나리오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간한 경제동향에서 수출 부진이 일부 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으나 현실과 괴리가 커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회복 기미 없이 저점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는 'L자형' 침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 침체를 만회할 정도가 아니며, 오히려 한정된 예산이 AI에 쏠리면서 '서버 침체→메모리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U자형 회복은커녕 L자형 침체를 이야기하는 이유다.

비상경제 상황에서 낙관론은 금물이다. 냉철한 분석과 진단, 대책을 세우는 데 시야를 가릴 뿐이다. 달라진 상황에서는 새로운 대책이 있어야 한다. 막연한 기대감에 오판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점검하고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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