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배 프로기전] 평생 세 판

2023. 7.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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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8강 ○ 김지석 9단 ● 박정환 9단 초점12(139~155)

김지석은 2012년에 가정을 이뤘다. 스물세 살 신랑보다 신부가 서너 살 위였다. 바둑으로 치면 '속력행마'에 빠른 결단이었다.

어느 날 김지석은 인터넷 바둑을 두었다. 저편 어디에 누구랑 있는지 보이지 않는 상대가 7점을 깔았다. 싸움이 끝날 때마다 백돌이 숨을 쉬지 않았다. 한 판 더. 한 점을 줄어 6점으로 바둑을 뒀다. 백돌이 또 몽땅 잡혔다.

너무 잘 두어 놀랐다. 세 번째 판은 만나서 두자고 했다. 옆에서 누군가가 훈수는 못하지 않겠는가. 다시 7점으로 두었는데 역시 이기기 어려운 바둑이었다. "3연패를 당할 수 없잖은가. 수읽기 순간순간 말을 걸어 정신을 흩트려서 겨우겨우 이겼다."

흑이 39부터 미뤄두었던 수 내기에 들어갔다. 백은 46으로 물러섰다. <그림1> 1·3을 노렸지만 이어지는 수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없다.

흑53과 백54. 잡힌 돌이 살아나며 형세가 엎어진다. <그림2> 흑1에 끊어 잡아놓았던 백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 앞선 형세를 지키는 길이었다.

[김영환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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