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파이프 타고 양극재 표본캡슐이 '쓱'
연간 9만t 생산 세계 최대 규모
제품 샘플 초속 5m '에어슈팅'
품질검사 소요시간 대폭 단축
전남 광양시 율촌산단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베이지색의 철판으로 둘러싸인 소성로에서는 양극재가 가열(소성)되고 있었다. 소성로 주변에는 은색 파이프가 빽빽하게 연결돼 있었고, 소성로가 가동되는 소리가 공장에 가득했다. 소성로 안에서는 검은 양극재 가루를 담은 도가니가 한 줄에 4칸씩 3층으로 쌓여서 날라지고 있었다. 도가니 한 칸의 무게는 약 5㎏으로 한 번에 12개 도가니에 담긴 양극재 56~60㎏이 생산되는데 가열 시간만 20시간에 달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황산니켈·황산코발트·황산망간 등으로 만들어진 전구체를 수산화리튬과 섞어 고온에서 가열(소성)하면 양극재가 된다.
최욱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생산부장은 "반도체 생산 시설에 준하는 민감한 공정"이라고 소개했다.
생산 공장 한편에서는 거대한 로봇팔이 도가니를 교체하고 있었다. 최 부장은 "수백 도로 가열되는 도가니 2000개를 자동으로 검사하고 교체하는 역할을 한다"고 로봇을 소개했다.
생산된 양극재는 실시간으로 품질분석실로 이동돼 시료 검사를 거친다. 이 과정은 포스코퓨처엠이 자랑하는 '에어슈팅' 기술이 적용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최 부장은 "양극재를 생산하는 소성, 분쇄, 수세 단계를 거칠 때마다 시료를 캡슐에 담아 분석실로 '쏜다'"며 "1㎞ 길이로 갖춰진 파이프라인을 타고 초속 5m 속도로 캡슐을 이동시킨다"고 설명했다.
생산된 양극재와 원료가 보관되는 창고에서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20m 높이의 물류창고에는 12대의 무인운반차(AGV)와 로봇만이 작업하고 있었다. 무게가 1t에 달하는 '톤백' 수천 개가 쌓여 움직이는 현장은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자동화된 탓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차세대 무기로 단결정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단결정 제품은 기존 양극재에 비해 입자가 쉽게 갈라지지 않고 그 덕에 배터리 수명 연장에 유리하다.
[광양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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