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단지 유치 지자체들, 산단 조성 '고삐'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최종 발표되면서 특화단지를 유치한 지자체들이 산업 구조 개편과 성공적인 단지 조성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20일 △용인·평택, 구미(반도체) △청주, 포항, 새만금, 울산(2차전지) △천안·아산(디스플레이) 등 7곳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한 바 있다. 특화단지에는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예비타당성조사 등에 대한 특례가 주어진다.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경기도는 전국 최대 규모(약 1790만㎡)의 광역단위 특화단지를 보유한 지자체가 됐다. 경기도는 반도체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메모리-비메모리-팹리스-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연계해 '용인~평택~안성' 등 경기 남부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외에 유일하게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는 반도체 핵심 소재인 웨이퍼, 기판 등의 생산라인 투자 확대와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기지 역할이 기대된다. 구미에는 SK실트론, LG이노텍 등 반도체 관련 대기업 8곳과 협력기업 336개가 밀집해 있다. 구미시는 특화단지 추진단 구성과 반도체기업협의회를 발족하고 하반기에는 서울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지역 소재·부품 기업의 초격차 역량을 강화해 수도권 반도체 제조기업의 후방 공급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는 반도체 특화단지 육성을 통해 2032년까지 5조3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포항은 이제 '제철보국'이 아닌 '전지보국'을 기치로 내걸었다. 포항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14조원의 기업 투자 유치와 전문인력, 물류 기반 등 최적의 2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포항시는 경북도와 함께 '전지보국 2050'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산단 기반시설 구축을 신속히 지원한다. 2차전지 인재 양성 센터 등도 건립할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세계 최대 생산기지로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 100만t, 매출액 70조원, 고용 창출 인원 1만5000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공장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는 그동안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공장 유치에 공을 들였다. 전고체 배터리는 화재 위험이 거의 없고 충전 용량이 큰 미래의 2차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는 삼성SDI 울산공장 인근에 산단을 추가로 조성해 공장 입지로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공장이 울산에 들어서면 한 지역에서 2차전지 소재를 이용해 2차전지를 생산하고, 전기차에 장착하는 전(全) 주기 2차전지 공급망을 갖춘 국내 유일한 도시가 된다.
충남도는 천안·아산이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 지정된 만큼 탕정 디스플레이시티 등 천안·아산 지역 산업단지 10개를 연계해 특화단지를 구축한다. 충남도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QD(퀀텀닷)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혁신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2027년까지 325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이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을 바짝 추격하거나 일부 앞서는 상황에서 충남을 중심으로 '전자산업 안보 체계' 마련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정부의 소부장 특화단지에는 대구, 광주, 충북 오송, 부산, 경기 안성이 지정됐다.
[우성덕 기자 / 지홍구 기자 / 서대현 기자 /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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