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말한다] 중랑천 물난리 1972년 7월 20일

2023. 7. 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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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리면서 밤새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새벽에 중랑천 판잣집이 침수됐다고 해서 현장에 나가봤다. 멀리서 바라보니 사람들이 가재도구를 챙겨 나오는 모습들이 보였다. 가까이 접근해 찍어야 생동감이 있을 것 같아 허리 정도 물에 잠길 각오를 하고 다가갔다. 골목에서 30대 청년이 무거운 알루미늄 트렁크를 어깨에 메고 나오는 모습을 찍었다. 온몸이 비에 젖은 아내가 덜덜 떨면서 남편을 지켜보고 있었다. 50년이 지났지만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특별한 매뉴얼도 없이 참사가 벌어지는 형편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오송 지하차도의 경우 교통 통제를 하지 않아 14명이나 참변을 당했다. 시청, 도청, 경찰이 서로 내 탓이 아니라며 책임 소재를 미루고 있으니 공무원들의 의식이 너무 걱정스럽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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