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3km'도 무용지물, 볼넷-볼넷-폭투 '자멸'…시작된 고질병? 후지나미, 1위 날릴 뻔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한 후지나미 신타로가 또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단 한 경기의 부진일 수 있지만, 시즌 초반의 악몽을 떠오르게 만드는 투구임에는 분명했다.
후지나미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세인트피터스버그의 세인트피터스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 맞대결에서 ⅔이닝 동안 투구수 23구,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에 앞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1년 325만 달러(약 41억원)의 계약을 맺은 후지나미는 시범경기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후지나미는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모두 패전의 멍에를 쓰는 등 평균자책점 14.40으로 매우 부진했다. 오클랜드는 후지나미의 보직 변경을 통해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애썼으나,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줄곧 부진하던 후지나미가 처음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6월. 후지나미는 10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면서 드디어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7월까지도 이어졌다. 특히 스스로의 발목을 붙잡아오던 제구력이 개선된 것이 '반등'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노리는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게 됐다.
후지나미는 지난 22일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처음 마운드에 올랐고, 첫 타자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최고 101.5마일(약 163.4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후속타자들을 완벽하게 요리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가 끝난 뒤 브랜던 하이드 감독은 "와우!"라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후지나미의 투구에 내용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날 투구는 실망 그 자체였다. 후지나미는 볼티모어가 5-3으로 앞선 8회말 '필승조'로서 마운드에 올랐는데, 자칫 팀의 승리를 날려버릴 뻔했다. 후지나미는 선두타자 매뉴얼 마고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후속타자 얀디 디아즈에게도 연거푸 볼을 던지며 볼넷을 헌납하며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최악의 상황이 겹쳤다.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한 후지나미는 후속타자 완더 프랑코와 승부에서 던진 초구 스플리터가 폭투가 되면서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진루시켰다. 후지나미는 프랑코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지만,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1, 2루의 위기가 폭투로 2, 3루가 됐던 탓이다.
안타를 1개도 맞지 않고 실점한 후지나미는 후속타자 해롤드 라미레즈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랜다 아로자레나에게 4구째 101.1마일(약 162.7km)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해 적시타를 내주며 동점을 헌납했다. 결국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볼티모어는 투수를 교체했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은 뒤 9회초 리드를 되찾는 점수를 뽑아내며 6-5로 승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브랜던 하이드 감독은 23일 경기가 종료된 후 "어제(22일)는 후지나미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장면(5-3으로 앞선 8회)에 등판을 시켰다. 첫 두 타자를 상대로는 제구가 좋지 않았지만, 이후 부활하는 투구는 정말 인상깊었다. 땅볼과 삼진을 잡아냈고, 102마일(약 164km)가까이 던졌다"며 "대단한 공을 갖고 있다. 분명 큰 전력이 될 것"이라고 신뢰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대폭발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볼티모어는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후지나미를 영입한 것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노려보기 위함이다. 분명 트레이드 전까지 흐름이 좋았던 후지나미, 하지만 이적 이후 두 경기에서 모습은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을 겪던 시기를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결국 후지나미의 문제는 제구다. 이날도 23구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는 9구에 불과했다. 아직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분명 이른 시기다. 그러나 이적 후 두 경기에서의 투구만 놓고 본다면, 발등을 찍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후지나미 신타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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