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매일 먹으면...기억력 감퇴하고 치매 위험 커져
퇴근 후, 기나긴 육아가 끝난 후에 술 한 잔의 유혹을 떨치기 힘든 사람이 많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에는 살짝 얼린 잔에 맥주 한 잔이 간절하다. 하지만 자주 술을 마시는 습관은 양과 상관없이 개선하는 편이 좋다.
하루에 술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찌 됐던 술은 독성 및 향정신성 물질로 우리 몸에 해롭다. 향정신성 물질이란 오용 또는 남용을 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술로 인해 전 세계에서 300만 명 정도가 사망하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여성의 경우 하루 한 잔, 남성은 하루 두 잔만 마셔도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면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까.
쉽게 잠들어도 깊은 잠은 못 자
미국 건강식품정보매체 '잇디스낫댓'은 와인 등 술 한 잔이 몸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고 졸음을 가져올 수는 있으나 전체 수면 시간으로 볼 때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소개했다. 알코올이 진정제 역할을 해 잠드는 데는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수면 주기를 방해하고 호흡을 어렵게 해 수면의 질이 낮아진다. 2020년 '공중보건영양학(Public Health Nutrition)' 학술지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수면 시간이 짧고 코골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기억력 감퇴와 치매 위험 높여
많은 사람들에게 술 한 잔은 모든 것을 끝내고 몸과 머리를 쉬게 하는 '휴식'을 의미하지만 실제로 알코올은 뇌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020년 개재된 연구에 따르면 매일 마시는 술 한 잔이 뇌의 회백질과 백질 부피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실 수록 감소 정도가 더 컸다. 회백질은 정보를 처리하고 백질은 처리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피가 감소했다는 것은 기억력 감퇴, 치매 유발 등 위험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급격한 감정 변화로 괴로워
힘들고 슬픈 일이 있을 때 술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몸에 흡수된 알코올이 오히려 기분을 최악으로 만들 수 있다. 알코올이 세로토닌, 가바, 도파민 등 뇌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흔들어 술을 마신 직후에는 기분이 좋고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지만 이후 오히려 불안하고 우울할 뿐 아니라 작은 일에도 예민하고 쉽게 화가 나게 된다. 도파민은 의욕, 행복, 기억, 인지 등 뇌의 다양한 기능과 연관이 있고 가바는 항불안, 항우울, 항경련 작용 등을 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세로토닌은 기분, 체온 조절, 고통 인식, 수면 등에 영향을 주는데 행복감을 느끼고 식욕을 저하시키며 부족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엉망이 된 감정 상태에 술로 인한 숙취가 더해지면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바짝 마른 입, 충치까지
알코올은 이뇨제 작용을 해 체내 수분을 몸 밖으로 많이 배출시켜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 밤새 술을 마시고 일어났을 때 입이 바짝 마르고 물부터 찾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입안이 건조해지면 불편할 뿐 아니라 냄새와 염증을 유발한다. 수분이 부족해 침 분비가 줄면서 충치까지 생길 수 있다.
자꾸 늘어나는 몸무게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면 부족은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만든다. 2017년 '유럽 임상 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칼로리 섭취량 증가(하루 약 385kcal)를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술은 그 자체로 칼로리가 높다. 알코올 1g은 7Kcal 정도로 술을 만드는데 쓰인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칼로리는 더욱 높아진다. 보통 와인 한 잔은 약 120kcal다. 게다가 술과 함께 먹는 과일, 탕, 튀김류 등의 안주도 칼로리 섭취를 늘려 우리의 몸을 점점 무겁게 만든다.
자꾸만 아프다? 장 건강도 악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강한 면역력이 필수다. 면역력에 있어 특히 장 건강이 아주 중요한데 알코올이 위장관 내벽을 손상시키고 장내 유익한 세균을 죽여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장이 건강하면 강한 면역력으로 염증이 줄고 호르몬이 균형을 이뤄 기분까지 편안해진다. 하지만 알코올로 인해 장내 미생물 균형이 유해균으로 기울면 소화가 안 되고 피부 트러블이 생김은 물론, 면역력이 약화돼 염증이 늘고 자꾸 아플 수 있다.
술 한 달만 끊어도, 우리 몸 완전히 달라져
술을 매일 마시면 건강에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일상적으로 마시던 술을 끊으면 우리 몸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일단 감정의 혼란이나 호르몬 불균형 등이 사라져 지금 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술과 안주 등으로 인한 칼로리 섭취를 줄일 수 있고 수면의 질도 높아진다. 오랜기간 읍주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면 수면 주기가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보통 한 달 정도 금주를 하면 이후부터는 훨씬 편안한 잠을 만끽할 수 있다.
알코올로 인한 위벽 손상, 가스, 복부 팽만감, 소화 불량 등이 사라지고 염증으로 인한 관절통이나 피부 트러블도 개선될 수 있다. 금주를 한다고 피부 노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술로 인한 노화 촉진은 막을 수 있다. 면역력 강화로 질병에 걸리는 횟수가 줄고 감정기복도 작아져 몸과 마음이 훨씬 건강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김근정 기자 (luna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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