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 갔다 피난길 올랐다, 그리스 휴양섬 최악 산불에 3만명 대피

문지연 기자 2023. 7. 23. 16: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유명 휴양지인 로도스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민과 관광객 3만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트위터

그리스 유명 휴양지인 로도스섬에서 닷새 전 발생한 산불이 해안가까지 번져 주민과 관광객 3만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불길은 현재 통제 불능 상태로 추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동남부 로도스섬 키오타리와 라도스 인근 해변에는 당국의 대피 명령을 듣고 급히 피난길에 나선 인파가 가득했다. 대다수가 캐리어 등 가져온 짐을 챙겨 들고 걸음을 재촉했고 일부는 몸만 빠져나와 움직였다. 이렇게 호텔에 머물다 대피 명령을 받은 관광객들은 로도스섬 전체 관광객의 10% 수준으로 알려졌다.

로도스섬 해안가에서 바라본 산불 상황. 시커먼 연기에 하늘이 뒤덮인 모습이다. /트위터
22일(현지시각) 로도스섬 산불. /AP 연합뉴스

현지 당국은 해안경비대 선박 4척과 민간 선박 30척 이상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버스나 도보를 이용한 인원도 많았다. 다행히 지금까지 심각한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8명이 호흡기 문제로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한 주민과 관광객들은 체육관·학교·여객선 등에 머무를 예정이다.

언론은 물론 트위터 등 여러 소셜미디어에는 한눈에 봐도 심각한 현장 모습이 영상으로 공유되고 있다. 하늘은 이미 시커먼 연기로 뒤덮여 흐릿하고 산 중턱 이곳저곳에 붉은 화마가 솟아오른 장면이 찍혔다. 그 아래 관광객들은 함께 온 가족들과 캐리어를 끌며 줄지어 대피했다.

현장에는 헬기 5대와 소방 인력 200여 명이 투입돼 진화를 시도 중이지만 불길은 여전한 상태다. 게다가 이날 오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화재 규모가 더 커지고 있고 수 ㎞ 밖의 관광 지구로까지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지금까지 숲과 주택 여러 채, 성당 등을 태웠으며 최소 3개 호텔에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섬 동쪽에 있는 고대도시 린도스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로도스섬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

로도스섬 산불은 지난 18일 시작돼 닷새간 섬 중부와 남부 일대를 휩쓸었다. 최근 그리스에 최고기온 40도 이상의 폭염이 열흘 넘게 계속되면서 수십 건의 산불이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 산불이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되고 있다. 절망적이게도 폭염마저 당분간 계속돼 역대 최장 일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테네 국립 천문대 라구바르도스 콘스탄디노스 연구책임자는 “15~16일간의 폭염을 더 견뎌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스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