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발 `괴소포` 2000여건… 실적 올리려는 中쇼핑몰 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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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등지를 발송처로 하는 주문한 적 없는 '수상한 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전국 각지에서 접수돼 나흘간 2000건을 넘어섰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수상한 국제 소포가 배송됐다는 112 신고가 처음 접수된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2058건의 국제우편물 의심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한편, 대만 정부는 한국에서 발견된 대만발 '수상한 소포'에 대해 "중국에서 최초 발송된 것"이라며,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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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밤 등 저렴한 물건 무작위 동봉… "브러싱 스캠 가능성 커"
나흘간 112 신고 쏟아져… 대만 정부 "끝까지 추적"
대만 등지를 발송처로 하는 주문한 적 없는 '수상한 우편물'을 받았다는 신고가 전국 각지에서 접수돼 나흘간 2000건을 넘어섰다.
이들 소포에는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무작위로 들어 있거나 아예 비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경찰은 유관기관과 함께 우편물의 위험성 여부를 확인 중이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수상한 국제 소포가 배송됐다는 112 신고가 처음 접수된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모두 2058건의 국제우편물 의심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1904건에서 12시간 사이 154건 추가됐다.
경찰은 이 가운데 645건을 수거해 조사 중이다. 나머지 1413건은 오인 신고로 확인됐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641건으로 가장 많고 서울 506건, 경북·인천 각각 98건, 충남 94건, 전북 84건 순이었다. 대구 73건, 충북 71건, 대전·부산 각각 70건, 전남 58건, 광주 57건, 울산 51건, 경남 36건, 강원 30건, 제주 12건, 세종 9건 등 전국에서 신고가 잇따랐다.
'수상한 우편물'은 앞서 이달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된 게 처음이다. 그로부터 나흘째 유사한 신고가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23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직산읍의 한 가정집에는 정체 불명의 국제우편물이 도착했고, 우편물에선 알 수 없는 가스가 검출돼 경찰이 긴급 수거와 조사에 나섰다.
A4 크기의 비닐봉지에 싸여 있던 이 우편물은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폭발물 처리반과 천안시보건소 등의 엑스레이 측정 결과 우편물에서 알 수 없는 가스 검출이 확인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21일에는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건물 안에 있던 1700여 명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울산에서 발견된 소포의 경우 개봉한 이들에게 팔저림 증상이 있어 국방과학연구소가 정밀 분석했지만, 화학·생물·방사능 위험물질이 검출되진 않았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발견하면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한국에서 발견된 대만발 '수상한 소포'에 대해 "중국에서 최초 발송된 것"이라며,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만 부총리 격인 정원찬 행정원 부원장은 지난 22일 "대만 형사국의 조사 결과 이 소포들이 중국 선전에서 대만으로 화물 우편으로 발송됐고, 대만 우체국(중화우정)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보내졌다"며 "이 사건은 고도의 경각심을 갖고 처리돼야 한다"고 했다.
대만 매체들은 이번 사건이 중국 내 온라인 쇼핑몰과 관련된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일 가능성이 크다는 한국 언론의 기사를 소개했다. 브러싱 스캠은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방식이다. 주로 온라인 쇼핑몰의 판매 실적과 이용자 평점을 조작할 때 동원되는 행위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는 중국 측에 신속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미국과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선 중국 쑤저우에서 발송한 정체불명의 소포가 다수 발견돼 큰 혼란이 벌어졌다. 소포에 품목명이 보석, 장난감 등으로 적혀 있었지만, 내용물은 작물 씨앗이었다.
당시 미국에서도 중국발 '생화학 테러'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미 농무부는 조사 결과 브러싱 스캠 외 다른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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