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넘어 포수 새 역사…포수가 걷는 길에는 항상 강민호가 있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강민호(38·삼성)가 포수로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강민호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4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손맛’을 봤다. 0-0으로 맞선 2회말 KT 선발 엄상백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강민호의 통산 315번째 홈런이었다. 박경완 LG 배터리 코치(314개)를 넘어서 역대 포수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역대 홈런 순위로 봐도 단독 11위에 해당하는 기록.
포철공고를 졸업한 뒤 2004년 롯데 2차 3라운드 17순위로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강민호는 2005년부터 안방을 꿰차면서 그해 104경기를 뛰었다. 개인 첫 홈런도 2005시즌에 기록했다. 4월28일 현대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린 강민호는 공격형 포수로서 성장해갔다. 2007년에는 14홈런으로 데뷔 처음으로 두자릿수 홈런 기록을 마크했고 2010년에는 23홈런으로 20홈런을 처음으로 넘겼다. 2010년부터 올시즌까지 14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쏘아올렸다. 역대 9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2015년에는 35홈런으로 리그 4위에 해당하는 기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경완 코치를 롤모델로 삼았던 강민호는 이제 후배 포수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두번째 계약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양의지도 강민호를 보며 성장했다. 그는 “강민호 형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라며 “포수 기록은 민호 형이 다 가지고 있지 않나. 거기에 조금이나마 따라가려면 나도 몸 관리 잘 하고 꾸준히 해야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강민호는 포수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앞장섰다. 2014년 첫번째 FA 자격을 얻었을 때에는 롯데와 4년 75억원에 계약하며 포수의 몸값을 껑충 올렸다.
2018년에는 두번째 FA 권리를 행사했고 이 때에는 4년 80억원의 조건에 삼성으로 이적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세번째 FA 자격 조건을 갖췄을 때도 4년 최대 36억원에 잔류 계약을 하며 3차례 FA 계약에서 총액 191억원을 쓸어담았다.
한때는 포수 포지션이 가장 고달프고 빛을 보지 못하는 자리였지만 강민호가 포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것이다.
그리고 강민호는 올해에도 녹슬지 않는 활약으로 팀의 공수를 이끌어가고 있다. 1985년생으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올시즌 72경기에서 타율 0.306 12홈런 43타점 등을 기록하며 여전히 중심 타선을 지킨다.
선발 투수 원태인 등 젊은 투수들이 가장 믿고 따르는 포수이기도 하다. 22일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1이닝 2실점으로 후반기 첫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원태인은 “개인 승리는 못 했지만 민호형의 대기록과 팀이 이겨서 기분 좋고 만족스럽다”며 아낌없이 축하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강민호 선수의 기록 달성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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