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이 달라졌다…"불 뿜는 전율"
고전·낭만 넘나든 유연한 선곡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달라졌다. 이미 공연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온 국내 수준급 악단이지만 '오케스트라 조련사'로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서 남다른 집중력과 긴장감을 뿜어냈다.
지난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시향의 정기공연 '얍 판 츠베덴의 베토벤과 차이콥스키'는 내년에 예술감독으로 정식 부임할 얍 판 츠베덴 감독의 서울시향 공식 데뷔 무대였다. 지난 1월에도 서울시향 공연의 지휘봉을 잡긴 했지만, 오스모 벤스케 당시 감독이 부상을 입어 대타로 투입된 자리였다. 그는 2012년부터 홍콩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수준에 올려놓은 바 있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은 정식으로 포디움에 오른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선곡했다. 협연자 없이 오케스트라의 연주만으로 소리를 꽉 채웠다. 차기 감독이 서울시향의 전통과 연주자들을 파악하기 위한 '교두보' 공연이 된 셈이다. 그는 "고전에서 낭만으로 변하는 적응력과 유연성을 느낄 수 있는 선곡 조합"이라고 밝혔다.
실제 무대도 그의 표현처럼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색채'가 두드러졌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은 손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쓰면서 음율 위에 올라탄 듯 격정적인 지휘를 선보였다. 가만히 앉아 있는 관객마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일부 관중은 '브라보'를 외치고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얍 판 츠베덴 감독은 특히 돋보였던 관악 파트와 타악 파트 연주자들을 한 명 한 명 짚어 일으켜 세우고 직접 박수를 보냈다.
류태형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은 "불을 뿜는 오케스트라의 전율을 느꼈다. 얍 판 츠베덴은 21세기의 토스카니니 같았다"고 평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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