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푸드테크·그린바이오 … 혁신기업 '성장 사다리' 놓는다
판로 확보·네트워킹 절실한
농식품 분야 250개社 참가
유망 스타트업 투자설명회
그린바이오 산업발전 포럼
푸드테크 콘퍼런스도 개최
불과 10년 전만 해도 농업은 스타트업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 농업과 식품 분야에서 창업하는 스타트업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농식품을 빼고는 스타트업 창업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가 돼버렸다.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한 투자자들도 농식품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K푸드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사업 무대로 삼고 있는 스타트업도 늘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농식품 스타트업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창업 박람회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홀A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창업 박람회도 많았고, 농식품 분야 이런저런 박람회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농식품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창업 박람회는 사실상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농식품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기능을 맡고 있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비롯해 NH농협, 코엑스, 한국푸드테크협의회가 공동 주관사로 나섰다.
이번 박람회에는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박람회(Agri&Food Tech Startup Rising Expo:AFRO 2023)'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름 그대로 지속적인 성장이 중요한 창업 기업들이 투자 유치와 판로 확보를 위한 네트워킹 구축에 대한 갈증을 이 박람회에서 해결할 수 있다. 새로운 투자처 발굴이 절실한 투자회사들은 유망한 농식품 스타트업을 한자리에서 만나 사업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여기에 미래 유망 스타트업을 미리 만나고 싶은 일반 투자자들이나 농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고자 하는 학생과 연구자들도 이번 박람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약 250개 스타트업이 참여한다. 그런데 참가 기업 수가 많다는 것으로만 이번 박람회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기존 박람회가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을 위주로 했다면,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와 홍보를 넘어 참가 기업들과 투자회사들이 종합적인 사업 확장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참가 기업들에 투자 유치와 판로 확보, 기술 지원, 네트워킹 등 창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박람회장 내부에는 두 곳의 개방형 특설무대와 비즈니스 라운지, 그리고 별도의 콘퍼런스룸이 설치된다.
박람회 첫날 개방형 특설무대Ⅰ에서 부대행사로 열리는 유망기업 데모데이가 대표적이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즉 디캠프 후원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 자체 선별한 스타트업 10개사와 VC 등 투자사 10곳이 참여해 한 기업당 7분씩 투자설명회(IR)를 하고, 개별 상담까지 진행하는 행사다. IR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디캠프가 시행하는 정규 투자 행사에서 프레젠테이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박람회 둘째날에는 강원도와 평창군이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연결을 지원하고 나선다. 개방형 특설무대Ⅰ에서는 '그린바이오 산업발전포럼'을, 특설무대Ⅱ에서는 그린바이오 스타트업 IR을 개최한다. 비즈니스 라운지에서는 그린바이오 스타트업 밋업(meetup) 행사가 열린다. 밋업은 창업자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회사나 제품,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토론하는 행사를 말한다. 서울대 평창캠퍼스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이 위치해 있는 평창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행사다.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린바이오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전략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IR에서는 천연물과 동물의약품, 미생물 분야 유망 스타트업이 나서 사업 내용을 소개한다. 스타트업 밋업에서는 그린바이오 6대 분야 스타트업들이 참여해 기술과 투자, 사업 분야로 나뉘어 1대1 밀착 상담이 이뤄지게 된다. 기술 분야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이, 투자에서는 다양한 VC가 참여하고, 사업 분야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스타트업을 만난다.
셋째날에는 개방형 특설무대Ⅰ에서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주관하는 영파머스 투자로드쇼가 열린다. 농금원은 정부가 자금을 대고 민간과 함께 조성하는 농식품 모태펀드 운용 기관이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농금원을 통해 농식품 스타트업에 투자된다. 그중에서도 영파머스 펀드는 주로 청년 창업농을 대상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이 투자로드쇼를 통해 유망한 청년농들과 주요 투자사들이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박람회장 내부 콘퍼런스룸에서는 사흘간 '글로벌 푸드테크 스타트업 콘퍼런스 2023'이 개최된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서울대 푸드테크센터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다양한 푸드테크 기업 CEO들이 직접 나서서 회사의 사업 내용과 비전을 소개한다. 그중에서도 첫날 열리는 기조포럼에는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와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대 교수, 신호식 트릿지 대표가 강연을 하고, 이종민 SK텔레콤 부사장과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대표가 토론자로 나선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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