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현대차·테슬라까지…왜 英 굿우드 페스티벌로 갔나
한국에선 이름조차 생소한 영국의 '굿우드 페스티벌'에 포르쉐부터 시작해 현대차·제네시스, 테슬라 등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였다. 포르쉐는 타이틀 후원사를 맡았고, 현대차는 단일 부스 기준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는 등 앞다퉈 굿우드에 투자했다. 가족들의 주말 나들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많이 방문하는 행사인만큼 브랜드를 홍보하고 팬들을 포섭하기 위해서다.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16일까지 영국 치체스터에서 진행된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는 유럽 모터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클래식카들과 함께 F1·르망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우승했던 하이퍼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이 될 전기차·수소전기차가 동시에 등장했다.
굿우드 페스티벌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축제로도 불린다. 처음엔 소규모 지역 축제로 시작됐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서 오늘날에는 국제 모터쇼보다도 높은 인지도와 영향력을 자랑한다. 전 세계에서 모터쇼의 위기설이 나오고 있지만 굿우드 페스티벌은 다른 나라 얘기다.
이는 각 제조사 본사 박물관에 있을법한 클래식카들이 한 자리로 모이는 굿우드 페스티벌만의 특징 때문이다. 클래식카들이 전시만 되는 게 아니라 운이 좋으면 동승해서 굿우드 페스티벌의 메인 트랙인 '힐 클라임'을 달려볼 수도 있다. 클래식카와 각종 신차가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은 1993년 6월 제1회 굿우드 페스티벌부터 이어졌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선 굿우드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비용이 모터쇼보다 훨씬 더 비쌀 뿐더러 전 세계에서 몇대 없는 역사적인 클래식카까지 대동해야해 리스크가 크다.
그럼에도 제조사들이 앞다퉈 굿우드에 참여하는 건 전 세계 자동차·모터스포츠 팬들에게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을 뿐더러, 기존 자사 팬들을 만족시키면서도 새로운 팬을 포섭할 수도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포르쉐 관계자는 "우리 브랜드의 팬들을 만족시키고 또 새로운 잠재 고객을 만날 장소로 굿우드 페스티벌이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자가 행사에 갔을 때도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유독 많았는데,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 아이들은 직접 슈퍼카와 전설적인 드라이버들을 만나며 그 브랜드에 완전히 몰입했다. 어떤 아이는 100년된 클래식카에 직접 앉아보기도 하고, 베낭 하나 메고온 한 학생은 맥라렌 슈퍼카를 한참 바라보며 전문 드라이버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포르쉐는 브랜드가 출범한지 올해 75주년을 맞아 굿우드 페스티벌에서도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다. 최초의 포르쉐 차량이었던 '356 No.1' 모델부터 시작해 향후 출시될 전기차 디자인의 기반이 될 '미션X' 콘셉트카까지 75대 이상 차량을 동원했다.
미션X는 한국인 디자이너인 정우성씨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기로도 유명하다. 여기에 포르쉐 959, 993 터보 S, 100만번째 양산 911등 도 굿우드에서 공개됐다. 로터스도 75주년, 맥라렌은 60주년을 맞이한 행사를 굿우드에서 진행했다.
현대차는 자사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N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4층 규모로 굿우드 페스티벌 내에서 가장 큰 부스를 마련했고, RN22e, 지난해 WTCR 더블챔피언을 달성했던 i20 등을 공개했다. 제네시스는 GV80 쿠페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폴스타도 부스를 마련해 폴스타3·5 차량을 공개했다. 전기 컨버터블 콘셉트카인 '폴스타 로드스터'도 등장했는데,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벤틀리는 1928년에 양산된 '스피드 식스' 등 클래식카부터 전 세계 18대 한정 제작된 '바투르'를 선보였다.
올해는 수소차도 대거 출격했다. 수소승용차 판매 1위 현대차는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차량 'N비전74'를 공개했고, BMW는 SUV(다목적스포츠차량) X5 기반 수소차 'iX5 하이드로젠'을 내놨다. 영국 신생 SUV 전문 제조사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는 수소 SUV '그레나디어 데몬스트레이터'를 전시했다.
치체스터(영국)=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35.7억 행운을 2번?… 로또 1등, 같은 판매점서 '수동 2명' - 머니투데이
- 김호중, '테스형!' 꺼내 들었다…불후의 명곡 왕중왕전 우승 - 머니투데이
- 선우은숙 "유영재 '국민밉상' 돼 있더라…나 때문에 잃는 거 많아" - 머니투데이
- "아들 집 오는데 무슨 전화" 이천수 母, 현관문 비번 누르고 '불쑥' - 머니투데이
- '초등교사 추모' 문천식, "시체팔이" DM 박제…"애도가 먼저" 일침 - 머니투데이
- "돈으로 학생 겁박"…난장판 된 동덕여대, '54억' 피해금은 누가 - 머니투데이
- 구로 디큐브시티, 현대백화점 나가고 '스타필드 빌리지' 온다 - 머니투데이
- '투자의 달인' 버핏이 애플 판 돈으로 사들인 주식은? - 머니투데이
- 與 "정의" 野 "사법살인"...이재명 1심 중형 선고에 정치권 '온도차' - 머니투데이
- 무대 내려오면 세차장 알바…7년차 가수 최대성 "아내에게 죄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