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바로 글레이저 형제' 카타르자본 승리처럼 보였던 맨유 인수 사가, 아직도 지지부진한 진짜 이유

이원만 2023. 7. 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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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스타 기사캡쳐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범인'은 바로 글레이저 형제들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의 매각 및 인수작업이 아직도 깔끔하게 완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이달 초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카타르 이슬람은행 회장 측의 제안이 맨유를 소유하고 있는 글레이저 가문의 기준을 통과해 약 9개월간 이어져 온 '매각 및 인수작업'이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약 3주가 지났지만, 아직 맨유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여전히 글레이저 가문을 대표하는 아브람과 조엘 글레이저 형제가 구단 주인행세를 하고 돌아다니고 있다. 이들은 현재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맨유의 프리시즌 경기장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데일리스타 기사캡쳐

문제는 이렇게 중대한 결정이 미뤄지면서 맨유의 전력 보강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구단의 주인이 바뀌는 상황이라 선수 영입에 필요한 거액을 제대로 지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맨유는 계속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이 직접 해결에 나섰다. 미국에서 글레이저 형제를 만나 명확한 해답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결국 맨유의 매각 및 인수가 미뤄지는 요인이 밝혀졌다. '글레이저 가문의 내분'이 매각 결정을 막고 있었다. 정확히는 아브람-조엘 글레이저 형제와 다른 글레이저 가문의 구성원 간의 의견 불일치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23일(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이 글레이저 형제를 만나면서 맨유 구단 매각과 인수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속사정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좀처럼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맨유의 인수 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텐 하흐 감독이 프리시즌 중에 미국 뉴저지에서 글레이저 형제와 만난 것이다.

텐 하흐 감독이 글레이저 형제를 만난 이유는 명확하다. 구단의 소유주가 어떻게 바뀌는 지를 확실히 알고, 이를 통해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대한 결정을 듣기 위해서다. 텐 하흐 감독은 당초 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선수 영입을 계획했었다. 이 중에는 특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과 '철기둥' 김민재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맨유는 이적시장에서 제대로 선수를 데려올 수 없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져 온 구단 매각 작업이 확실하게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과감한 베팅'을 할 수 없었다. 결국 김민재를 바이에른 뮌헨에 내줘야 했고, 케인도 거의 놓친 상태다. 그나마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와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만 데려올 수 있었다.

사진캡처=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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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맨유 SNS

텐 하흐 감독은 이런 상황에 큰 불만을 가진 채 글레이저 형제를 만났다. 이미 끝났어야 할 매각 작업이 왜 지연되고 있는 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이달 초 셰이크 자심 회장이 60억 파운드에 달하는 맨유 매각 호가에 맞춘 입찰을 했다. 원칙대로라면 이것으로 다 끝났어야 한다. 하지만 이후 맨유 인수 작업은 다시 지연되고 있다.

텐 하흐 감독과 글레이저 형제들의 미팅을 통해 맨유 매각 및 인수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글레이져 형제'와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이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스타는 '아브람과 조엘 형제는 여전히 맨유에 대한 통제권을 일부 갖기를 원한다. 그러나 다른 가문 구성원들은 구단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를 원한다. 여기서 의견차이가 크다'면서 '결과적으로 구단 인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 레인 그룹 내부에서도 불만과 좌절의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이제 글레이저 형제들이 맨유의 매각을 원치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글레이저 형제들이 계속 목소리를 높이면서 매각·인수 결정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피해는 텐 하흐 감독이 받고 있다. 인수가 지지부진하면서 텐 하흐 감독의 전력 개편안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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