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상한 소포' 최초 발신지 中에 공조 요청…'브러싱 스캠' 가능성

송상현 기자 2023. 7. 2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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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전국으로 보내진 정체불명 소포의 최초 발신지를 확인한 경찰이 중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정체불명 소포의 최초 신고지였던 울산 장애인복지시설에 배송된 소포 2개의 발신지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 공안부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이들 소포의 발신지는 대만으로 적혀 있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최초 발신지는 중국 선전이고 선박을 통해 대만으로 갔다가 대만 우정국을 경유해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발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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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소포, 중국서 대만 거쳐 한국으로…1904건 신고접수
피해 사례 아직 없어…24일 성분 확인 후 수사 방향 결정
전국 각지로 보내진 수상한 소포. (사진제공=경찰청)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해외에서 전국으로 보내진 정체불명 소포의 최초 발신지를 확인한 경찰이 중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소포 신고가 전국에서 1900건을 넘었지만 피해사례는 아직 접수되지 않고 있다. 테러 확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물건을 무작위로 발송해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는 '브러싱 스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 건물이 테러 의심 우편물 접수로 한때 전면 통제됐다. 현재는 통제가 풀렸다. 2023.7.21/뉴스1 ⓒ News1 홍유진 기자

◇ 최초 신고지 울산 소포에 중국 발신지…경찰, 공조 요청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정체불명 소포의 최초 신고지였던 울산 장애인복지시설에 배송된 소포 2개의 발신지를 추적하기 위해 중국 공안부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이들 소포의 발신지는 대만으로 적혀 있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최초 발신지는 중국 선전이고 선박을 통해 대만으로 갔다가 대만 우정국을 경유해 항공편으로 한국으로 발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 매체들 또한 대만 형사국이 "중국에서 화물우편 방식으로 온 소포가 한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울산 장애인복지시설에선 정체불명 소포를 개봉했다가 직원 3명이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느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그러나 이들 3명은 증세가 호전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우편물을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내 정밀검사를 의뢰했지만 화학·생물·방사능 모두 '음성'이 나왔다는 구두 통보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24일 나오는 정확한 결과를 확인한 후 수사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각지로 보내진 수상한 소포. (사진제공=경찰청)

◇ 1904건 신고, 전날보다 200건 늘어…정부 상황점검회의

23일 오전 5시 기준 정체불명 소포 신고는 1904건으로 전날 오후(1647건)보다 260건 늘었다.

과기정통부 우정사업본부가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 국내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한 만큼 주말을 지나며 추가 신고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소포는 어른 손바닥 두 개 정도의 크기이며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혀 있다.

우편물 개봉 후 독극물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지만 실제 피해 사례는 아직 없다. 충남 천안의 소포에서 가스가 검출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21일에는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발견돼 17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테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의 1차 조사 결과 소포는 대부분 비어있었고 일부에는 비닐 재질의 충전재나 립밤 등 저렴한 물건이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만일의 가능성을 대비한 범정부 차원 대응도 시작됐다. 대통령실은 23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주관으로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해외 배송 우편물의 상황 파악과 향후 조치 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외교부와 함께 경찰청, 관세청, 우정사업본부, 국정원 등이 참석했다.

21일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송탄우체국에서 유해물질 우편물 의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관계자들이 현장 확인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3.7.22/뉴스1

◇ 소포엔 값싼 물건…'브러싱 스캠' 가능성

정체불명 소포가 '브러싱 스캠'과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브러싱 스캠은 아마존이나 이베이 같은 쇼핑 플랫폼에 등록한 판매업자들이 리뷰를 늘려 온라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이다.

앞서 2020년에도 중국 우편주소가 적힌 소포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생화학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결국 브러싱 스캠으로 결론이 났다. 소포 안에는 식물 씨앗이 담겨 있었다. 캐나다와 영국 등에서도 같은 해 비슷한 일이 있었다.

판매업자들은 가짜 계정을 만든 후 국내외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주문하지도 않은 물건을 해당 주소로 배송한다. 발송 자체가 목적이므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값싼 물품을 넣거나 아예 넣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후 가짜 계정에 직접 로그인해 거짓 리뷰를 작성하는 식이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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