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500대 육박···중고차 시장 ‘침수차 주의보’

연합회 ‘원천 차단’·업체들은 ‘전액 환불’ 보상안···대응책 분주

‘극한 호우’로 발생한 침수차의 중고차 시장 유입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연합회)는 최근 ‘중고차 침수차 피하는 방법’ 안내 자료를 배포하며 ‘침수차’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지만, 시장 내 불안감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0까지 신고 접수된 전국 침수차량은 무려 1453건이다. 호우 피해가 극심했던 충북·충남 지역 접수 건이 54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기도 176건, 경북이 143, 광주 131건, 전북 117건 등 순이었다. 폭우가 재차 닥치면 침수차량은 더 불어날 수 있다.

집중 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차량들. 이들 침수차들이 정비 과정을 거쳐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 스포츠경향 DB

쏟아지는 침수차량에 중고차 업계는 비상이다.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이 정상 차량으로 둔갑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는 침수차량에 대한 ‘피해 수준 가이드’가 명확하게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미한 침수’로 인정되면 해당 차량이 중고차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침수차 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알려지면 가장 타격을 입을 중고차 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연합회는 지난 18일 자료를 내고 “대부분의 침수차는 폐차 말소되고, 일부가 유입돼도 고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 나섰다.

연합회는 또 “침수차 고지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매매상사 종사원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며 “허가받은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정식 종사원이 판매하는 정상적인 유통 경로에서는 침수차량인지 모르고 구매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각 업체들도 침수차량 보상 프로그램을 서둘러 내놨다.

케이카는 오는 9월 30일까지 ‘내차 사기’ 홈서비스와 전국 케이카 직영점에서 차량을 구매하면 ‘침수차량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구매 후 90일 이내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확인되면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 전액도 환불해주는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엔카닷컴도 차량 검수 단계에서 아예 침수 이력을 확인해 제외하고 있고, 엔카홈서비스 차량 구매 후 침수차로 판명되면 차량 가격을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

오토플러스 리본카도 침수차 판명시 차량 가격 지급 및 취등록세 환불에 800만원까지 ‘소비자 보상금’을 지급한다.

연합회는 ‘구매 시 필수 리스트 체크’를 매매상 및 소비자들에게 당부했다.

특히 중고차 구매시 검증받은 성능점검기록부를 체크하고 성능보험사에도 교차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무엇보다 구매 계약서 작성시엔 ‘침수 사실이 확인되면 배상한다’는 특약사항을 넣도록 당부했다.

이어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나 국토교통부 ‘자동차365’에서 침수차 조회 메뉴를 이용하면 무료로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 이를 살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딜러사에 종사원증과 신분증을 확인하고, 연합회 홈페이지 메뉴에서 검색해 정식 딜러 여부를 확인할 것도 전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개인 간 거래에서는 정상 차량으로 교묘하게 손본 차량들이 불법으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공식 판매처를 통하고, 체크 리스트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