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얘기는 하지 마시고" SNL코리아, 풍자 수위 약해졌다?
최근 시즌4 시작, 윤석열 대통령 패러디 눈길 끌지만
김건희한동훈 패러디 사라져…'윤석열차' 사건 영향?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브레이크 없는 고품격 풍자”를 내세우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가 최근 시즌4를 시작하며 정치 풍자 장면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정치 풍자 수위'가 낮아졌다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 15일 시즌4 1화에서 배우 김민교씨는 “��정, 아 ��이 아니지,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해 사교육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며 윤석열 대통령 패러디 캐릭터인 '강사 윤쌤'으로 등장했다. 윤쌤은 이날 방송에서 “수험생 괴롭히는 킬러 문항은 수능에서 배제시켜야 된다”며 수업을 시작했는데 성리학과 양명학을 언급하며 “성리학은 불평등, 양명학은 평등, 앞 자를 따서 성불, 양평”이라고 말한 뒤 “누가 양평 고속도로래? 원래 이런 거를 외우게 할 게 아닌데 야들이 반대를 많이 해서…”라며 웃음을 줬다.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태를 풍자한 대목이다.
저출산 극복 및 수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수산팅' 코너에선 청년 어부로 등장해 “넓디넓은 수산 시장에서 제 목 축일 물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을까요?”라고 묻고 이내 “이 물이 마셔도 된다는 거죠?”라며 수산 시장 수조 속 물을 떠 마신 뒤 “갈증이 싸-악 가셨다”며 인터뷰하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日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보여준 '노량진 수산시장 수조물 먹방'을 풍자한 장면이었다.


지난 22일 2화에서 김민교씨는 “공정과 상식이 있는 SNL쇼핑”의 쇼호스트로 출연해 “잡아야 할 건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 가격 카르텔이다”이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날 또 다른 쇼호트로 나선 배우 김아영씨는 “여의도를 휩쓸고 있는 핫 아이템, 명품 중의 명품”이라며 '양평 해장국 밀키트' 판매에 나섰다. 그러자 김민교씨는 “아니 잠깐만 오해는 마시고, 해장국에도 명품이 있나”라고 되물으며 “명품 얘기는 하지 마시고”라며 당황해했다. 김건희 여사가 최근 리투아니아 명품매장을 방문해 생긴 비판 여론을 의식한 장면이다. 김씨는 '서결처럼'이란 이름의 소주를 마시며 “롱 롱 타임어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김건희-김혜경씨 등 후보 부인까지 가감 없는 풍자로 큰 인기를 모았던 'SNL코리아'는 이번에도 풍자를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점 강도가 약해지는 모습이다. 우선 시즌3에 이어 시즌4에서도 김건희 여사 패러디 캐릭터의 활약을 찾아볼 수 없다. '김 여사가 가급적 대내외 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68.5%로 나타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7월21일 공개) 결과까지 있을 만큼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적지 않음에도 관련한 풍자는 소극적이다. 명품매장 방문 사건도 김민교씨 대사 대신 '김건희 전담' 배우 주현영씨 출연으로 소화했다면 파급력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작된 시즌3 1편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풍자한 '한동안 기자'가 출연해 김건희 여사를 옹호하며 앵커와 대립하는 모습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오드리 헵번을 연상시키는….”(한동안) “연출이라는 의혹이 있어요!”(앵커) “저는 다 걸게요. 앵커님은 뭐 거시겠습니까. 저는 구체적으로 스카프, 안경, 가발, 아니 가발 아니고….”(한동안) 하지만 한동안 기자의 모습도 이후 시즌3가 끝날 때까지 볼 수 없었다. 대신 일기예보 코너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이나 민주당 악재를 날씨로 표현하는 식으로 정치 풍자 수위는 약해졌다.
'SNL코리아'의 풍자 수위가 '윤석열차' 사건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10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통해 고교생이 그린 '윤석열차'에 상을 주고 전시하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했던 사건으로, 이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었다는 사회적 우려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0월 'SNL코리아'에 출연해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이 자유롭게 정치 풍자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냐”는 주기자(배우 주현영) 질의에 “그건 도와주는 게 아니라 SNL의 권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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