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 세계 4대 석학 “韓 기업·투자자와 AI펀드 조성”
이마트·소뱅벤처스 등 대거 참여···개별 미팅서 투자 협의
“산업 각 분야 전문가와 가치있는 AI 서비스 만들고 싶어”
카카오톡 설치한 응 “한국 AI 생태계 훌륭···급성장 기대”
“한국은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많고 AI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습니다. 한국 기업, 투자자들과 협력해 AI 펀드를 조성하고 싶습니다.”
전세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최고 석학 중 한 명인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국내 기업 및 기관투자가들과 협력해 AI 펀드를 키우고 싶다고 밝혀 주목된다. 응 교수는 자신의 AI 기술과 각 분야 산업 전문가들이 힘을 합치면 AI를 이용해 지속 가능하면서도 윤리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AI 연구 조직인 ‘구글 브레인’을 설립한 응 교수는 제프리 힌튼, 얀 르쿤, 요수아 벤지오와 함께 AI 세계의 4대 천왕으로 불린다.
응 교수는 21일 서울 역삼동 삼섬증권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대기업 투자 담당자와 벤처캐피털(VC),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AI와 미래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삼성증권(016360) 뉴리치 전담 센터(The SNI Center)가 주최한 이번 강연에는 언론사 중에선 서울경제신문만 초청됐다. SNI 센터는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과 VC 임직원 등만을 전담 관리하는 조직으로 사업 확장과 자금 조달 및 운용, 지분 관리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마트(139480) 등의 대기업 벤처 투자 담당자들과 삼성벤처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리벨리온 등의 대표급 인사 60여명이 응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했다.
응 교수는 우선 AI 시장이 향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수많은 사업 기회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AI가 자본과 인력이 풍부한 기업의 전유물이었지만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도입·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자 가게 등에서 한 달간 잘 팔리는 메뉴와 시간대 등을 분석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수많은 개발자가 오랜 시간을 투입해 했지만 이제는 별도 코딩이 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적인 개발자 용어가 아닌 사람이 쓰는 말을 기초로 한 명령어인 ‘프롬프팅 프로그래밍’의 발전은 수개월씩 걸리던 작업을 단 몇 시간 만에 가능하게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응 교수는 “개발자들이 경쟁적으로 좋은 도구를 무료로 공개하고 있어 보다 쉽게 AI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며 “생성형 AI 시장은 3년 내 2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 등장 후 우버와 에어비앤비 같은 생산성을 높이고 생활을 편하게 해주는 앱들이 생겨났듯 AI 역시 전 산업에서 범용 기술로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류에 도움을 주는 지속 가능한 AI 서비스만이 살아남을 것이고 단언했다. 응 교수는 “AI 초상화를 생성해주는 ‘렌사 AI(Lensa AI)’는 출시 직후 하루 매출 10억 원을 달성할 정도로 붐을 일으켰지만 빠르게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다”며 “수많은 앱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과정에서 유행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경쟁도 심화하고 기업의 운명도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 만든 AI 펀드가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응 교수는 5년 전 직접 AI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을 키우는 투자자이자 코치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AI 펀드는 현재 1억 7000만 달러(약 2200억 원) 가량 규모로 운영 중이다.
응 교수는 “중앙 집권적 특성이 있는 대기업은 AI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도 다양한 분야의 사업 전개가 어려운 경향이 있다”며 “펀드 조성 후에는 우리가 가진 AI 전문성에 각 산업의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관계 개선을 위한 AI 코칭앱 ‘아모라이(Amorai)’를 만들 땐 세계 최대 소셜데이팅앱 ‘틴더(Tinder)’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영입했다.
또 일본 대표 해운회사 상선 미쓰이와는 연료비를 최소화하는 루트를 개발하는 ‘베어링닷AI(Bearing.ai)’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전 산업 분야에서 가치있는 AI 프로젝트들이 가능해졌다”며 "새로운 회사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방법, 기존 기업들에 AI를 결합해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응 교수는 향후 한국에서 AI 펀드를 결성해 파트너로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은 AI 생태계가 갈 갖춰져 있고 제조업이나 반도체, 기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에 강점을 보인다”며 “AI 분야의 빠른 성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카카오(035720)톡을 설치했다는 응 교수는 “AI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강력한 AI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라며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강연 후 그는 개별 기업들과 미팅을 갖으며 투자를 협의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응 교수는 학교에서 시작해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AI 분야에선 모두에게 스승 같은 존재"라며 "응 교수의 AI 펀드가 한국과 협력한다면 기술적 조언부터 창업가로서의 고충까지 나눌 수 있어 한국의 AI 생태계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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