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큰 이웃 복구 먼저 해야지요”…집중 호우 피해에도 이웃돕기 팔걷은 예천군민들

박천학 기자 2023. 7. 2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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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콩밭이 쓸려나갔지만, 이 집은 완전히 초토화됐어요. 저라도 힘을 보태 먼저 복구해야지요."

이들은 농업경영인 예천군 연합회 회원들로 대부분 이번 집중호우에 상당한 피해를 봤는데도 달려와 복구활동을 하고 있었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집 앞에 쌓여 있는 토사를 퍼내던 예천군 새마을지회 회원들은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며 이마로 흐르는 땀방울을 연신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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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박천학 기자

"저는 콩밭이 쓸려나갔지만, 이 집은 완전히 초토화됐어요. 저라도 힘을 보태 먼저 복구해야지요."

지난 20일 오후 경북 예천군 효자면 명봉리. 소백산 자락 깊은 계곡 옆에서 포크레인이 캠핑용 트레일러를 옮기고 있었다. 옆에는 50~60대 10여 명은 트레일러를 뒤덮은 흙을 삽으로 퍼내고 저온저장창고에 쌓여 있는 호우 잔해물을 제거하며 땀방울을 흘렸다.

이들은 농업경영인 예천군 연합회 회원들로 대부분 이번 집중호우에 상당한 피해를 봤는데도 달려와 복구활동을 하고 있었다. 손하원(59) 씨는 "이번 폭우로 밭둑이 무너져 포크레인으로 2일 정도 작업을 해야 하지만 저보다 이 집 복구에 손길을 보태는 게 급하다"고 말했다. 또 윤희열(63) 씨는 "농사는 내년에 다시 지으면 되지만 집을 잃은 분은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라며 "복구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작은 손길이나마 계속 보태겠다"고 했다. 윤 씨는 1만2000㎡의 콩밭이 폭우에 쓸려 내려가는 바람에 흔적만 남았다고 했다. 형체만 남은 집을 보던 권모(여·58) 씨는 "이들이 없었으면 복구에 엄두도 못 낼 일"이라며 고마워했다. 권 씨의 집은 계곡 위에서 쓸려온 토사로 뒤덮였다. 애지중지 가꾸던 오미자와 복분자밭 역시 토사로 초토화됐다. 그는 "호우 당시 계곡 위에서 큰 물살에 밀려온 돌덩어리와 토사가 순식간에 집을 덮쳤다"며 "너무 놀라 병원 응급실에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계곡을 두고 20여 채의 집이 있으며 대부분 집과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

지난 18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예천군 새마을지회 회원들이 집중 호우로 집에 쌓여 있는 모래를 퍼내고 있다. 예천=박천학 기자

앞서 지난 18일 오후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에서 집 앞에 쌓여 있는 토사를 퍼내던 예천군 새마을지회 회원들은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며 이마로 흐르는 땀방울을 연신 훔쳤다. 이들은 24명으로 나이가 대부분 60~70대였다. 이들은 "피해 주민 대부분 나잇대가 비슷하며 주민마다 도와달라고 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예천군 새마을지회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님노’ 내습 당시 큰 피해를 본 경북 경주시에 달려가 주택 토사를 제거하고 집기를 씻는 등 복구활동을 했다.

이날 예천군 개포면 예지리 한 주택을 찾은 8명의 자원봉사자 중에는 예천 읍내에 사는 20대 여성 2명도 있었다. 친구인 이들은 방 안에 있는 각종 집기를 밖으로 옮기고 쓰레받기로 물을 퍼 양동이에 담아 퍼냈다. 이 집은 낙동강 변에 있으며 호우로 잠겼다. 호우 피해 발생 이후 예천군 주민들은 하루 100명 이상이 나서서 실의에 빠진 이웃 돕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농작물 피해 등을 입었으나 주택 파손 등으로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손길을 보태고 있다.

예천뿐만 영주·문경· 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 곳곳의 피해 현장에서도 경북지역 각종 사회단체가 주택 토사 제거, 밥차 운영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2~ 23일에는 영주시·문경시 바르게살기협의회, 해병대전우회 경북도연합회 등 사회단체에서 피해현장 곳곳을 찾아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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