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말기’ 전여옥 눈물 “이제 다 아시니 말씀 드린다…저는 암입니다”
자신의 아들에 애틋한 마음 드러내며 감정이입…“의사 선생님 말씀 들었을 때 아들은 울음 터뜨려”
자신의 암 투병 사실과 이와 관련한 아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 표해
대장암 말기 투병 중인 전여옥 전 국회의원이 경상북도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작전 도중 사망한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을 애도하며 "이제는 다 아시니 말씀드린다. 암입니다"라면서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들었을 때 아들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자신의 암 투병 사실과 아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여옥 전 의원은 23일 '故 채수근 상병을 애도합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그러나 (암 투병 사실은 들은 후) 저는 안도했다. '저 아이(아들)가 아니라 내가 아파 다행이다'라고. 이 세상 모든 엄마가 똑같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오늘 故 채수근 상병 영결식이 있었다. '사랑해, 엄마가 사랑해'. 외동아들을 보내며 오열하는 엄마의 모습, 저도 내내 울었다"며 "결혼 10년 만에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얻은 아들이 이렇게 가다니"라고 故 채수근 상병 부모에게 감정을 이입했다.
이어 "채수근 상병 어머님의 절절함 애통함, 어디에 비기겠나. 아들의 동료를 껴안은 채수근상병 어머니, 늘 따뜻했던 혈기 넘쳤던 아들의 체온을 떠올렸을 것"이라며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그 따스함. 고 채수근 상병 부모님께 이 나라 어머니, 아버지가 함께 슬퍼한다고,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부모님 염원대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우리의 아들, 우리의 군인, 그리고 우리의 영웅, 고 채수근 상병, 현충원에서 편히 잠들기를 기원한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해병대 소속 고 채수근 상병 영결식이 전날 경상북도 포항 해병대1사단 체육관인 김대식관에서 해병대장(葬)으로 열렸다.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친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해병대 장병,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고인 영현 입장을 시작으로 개식사, 고인에 대한 경례, 고인 약력 보고, 조사, 추도사, 헌화 및 분향, 조총 발사 및 묵념, 유족 인사, 영현 이동 순으로 진행됐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지켜주지 못한 것에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부모님께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고인이 남겨준 소중한 사명, 국민을 보호하는 데 목숨을 다했던 그의 헌신과 충성스러운 모습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동기인 진승현 일병은 추도사에서 "중대에 하나밖에 없는 동기를 다시 볼 수 없다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모든 일에 앞장서던 너는 내가 봤던 그 누구보다 진정한 군인이었다. 부디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채 상병 부모는 자필편지에서 "전 국민의 관심과 위로 덕분에 장례를 잘 치를 수 있었다"며 "진심어린 국민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님의 말씀과 조전으로 큰 위로가 됐다. 한덕수 총리님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먼 거리를 마다 않고 기꺼이 찾아오셔서 진심 어린 격려를 해주셨다. 유가족을 다독여주신 귀한 말씀들을 기억하며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가 보겠다"며 "특히 신속하게 보국훈장 추서해주셔서 수근이가 국가유공자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신 보훈관계당국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정부관계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채 상병 부모는 "끝까지 우리 아이 수근이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해주신 김계환 해병대사령관님을 비롯한 장병 여러분들과 유가족 심리치유를 지원해주신 119대원, 해병대 출신 전우회 등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게 도와주신 수많은 관계자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했던 해병대에서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 규정과 수칙 등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한다"며 "또 안전한 임무수행 환경과 장비들을 갖추는 등 강고한 대책을 마련해서 '역시 해병대는 다르다'는 걸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절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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