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3개월 겪으면 ‘인지 능력 감퇴’…10년 노화와 비슷한 수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
머리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 대표적 코로나 후유증
3개월 이상 겪으면 인지 능력 크게 떨어져
후유증 증상 사라지면 인지능력도 회복
“후유증 관리에 더 관심 가져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후유증이 지속되면 인지 기능을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가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접어들고 있으나 후유증 관리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진은 21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랜싯’에 “3개월 이상 코로나 후유증인 ‘브레인 포그’ 현상을 겪으면 10년 간의 노화와 비슷한 수준의 기억력 감퇴가 나타난다”고 밝혔다.

브레인 포그는 코로나의 대표적인 후유증 중 하나로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들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에 따라 수일 만에 사라지는 경우도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2년 이상 지속된 사례도 보고됐다.

클레어 스티브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일부 사람들은 코로나에 감염된 후 2년이 지나도 완치되지 않았다고 느끼기도 한다”며 “이들의 삶은 여전히 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영국인 512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후유증이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운동 능력, 주의력, 추론력, 기억력을 측정한 후 코로나 양성 여부와 후유증의 지속 정도로 구분했다.

2021년 3335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들의 인지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유증을 12주 이상 겪은 경우에는 더 큰 폭으로 인지 능력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 능력 감소는 10년 동안의 노화에서 겪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다만 극심한 스트레스나 교육 수준에 의한 영향보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1차 실험 참가자 중 1786명이 참가한 2022년 실험에서는 코로나 후유증을 계속 앓는 경우 인지 능력이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후유증이 사라진 경우에는 인지 능력도 회복됐다.

나단 치탐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떤 사람들이 코로나 후유증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며 “코로나 환자들의 건강 회복을 위한 지원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