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키즈풀 카페서 2살 여아 수심 67㎝ 물에 빠져 사망

안전요원 없어…"신고·허가 업종 조사 중"

119 구급차 [연합뉴스]

유아용 수영장이 갖춰진 이른바 '키즈풀' 카페에서 놀던 2살 여자 아이가 물에 빠져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7분 인천시 서구 모 키즈풀 카페에서 "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부모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당시 A(2)양의 부모는 키즈풀에서 다른 아이가 지르는 소리를 듣고 A양이 물에 빠진 것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CPR) 조치를 하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심정지 상태에 빠진 A양을 CPR 조치를 하며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가 난 카페는 무인 운영체제로 예약 손님만 출입할 수 있으며, 내부에 키즈풀과 함께 블록·기차 놀이, 유아용 텐트 등의 장난감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양은 수심 67㎝에 가로 4.8m, 세로 3.2m 크기의 키즈풀에서 놀던 중 물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 내부에는 업주가 휴대전화를 통해 볼 수 있는 CCTV가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CCTV가 키즈풀 쪽도 비추고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카페가 어떤 업종으로 신고·허가를 거쳐 운영하고 있었는지와 안전 관리 책임 주체를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내부 CCTV를 확보해 조사하는 한편 카페 업주 등을 상대로 안전 관리 여부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키즈카페를 '유기 시설·기구나 어린이 놀이기구를 설치해 유아에게 놀이를 유료로 제공하는 업소'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법에 따른 유기 시설·기구나 어린이 놀이기구에는 키즈풀을 비롯한 수영장이 포함되지 않아 안전 점검이나 관리 기준이 따로 없다.

영리 목적의 수영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영장업 신고를 해야 한다. 수영장업으로 신고하면 실내 수영장 면적이 400㎡ 이하라고 하더라도 체육 지도자 1명을 배치해야 하는 등 안전 관리 의무가 부여된다. 하지만, 통상 키즈카페는 기타 유원시설업이나 식품접객업 신고를 하고 영업하기 때문에 내부에 수영장이 있더라도 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최근 풀빌라나 숙박시설에 딸린 유아용 수영장에선 유사한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일 경기 가평군 모 풀빌라 아동용 풀에서 생후 20개월 된 남자 아기가 물에 빠져 숨졌다. 지난 1월 10일에는 전남 담양군의 모 숙박시설 객실에 딸린 수심 1m짜리 수영장에서 놀던 A(5) 군이 물에 빠져 숨졌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