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보다는 준킬러···85점 수준 난이도가 학습효과 최적 [사이언스라운지]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2배속 재생’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학습 효율에 더 도움이 된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연구팀은 UCLA 학부생 231명을 총 4개 그룹으로 나누고 13~15분 길이의 비디오 강의 2개를 각각 시청하게 했다. 하나는 로마제국에 대한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부동산 평가와 관련된 강의였다.
첫 그룹은 정상 속도로 강의를 들었고, 나머지 그룹은 각각 1.5배속, 2배속, 2.5배속으로 강의를 시청하게끔 했다. 강의를 듣는 중간에 영상을 일시 중지하거나 메모를 할 수는 없었다. 시청 직후 이들은 객관식 질문으로 구성된 시험지를 통해 이해력 테스트를 받았다.
정상 속도 그룹은 40개 질문 중 총 26개의 정답을 맞혔고, 2배속으로 강의를 들은 그룹과 1.5배속으로 강의를 들은 그룹은 정답을 25개 맞혀 정속으로 강의를 들은 학생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2.5배속으로 강의를 들은 그룹은 22개의 정답을 맞혀 약간 습득력이 떨어졌다.
일주일 후 각 그룹에 대해 다시 강의와 관련된 40개 질문에 답을 작성하게 했는데, 정속으로 강의를 들은 그룹은 24개, 1.5배속과 2배속으로 강의를 들은 그룹은 평균 21개, 2.5배속으로 강의를 들은 그룹은 평균 20개의 정답을 맞혔다. 논문 주 저자인 딜런 머피 UCLA 심리학 박사과정 연구원은 “강의 시청 속도를 2배 이하로 높이는 경우에는 강의 이해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절반의 학습시간으로 동일한 학습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배속으로 강의를 듣는 것이 학습 효율이 더 높은 셈이다. 다만 2.5배속으로 수업을 들으면 이해도가 떨어지는 만큼 과욕은 금물이다. 머피 연구원은 “정상 재생 속도의 2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학습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시험의 ‘난이도’는 어느정도 될까. 새로운 것을 배우려면 때때로 실패해야한다. 도전이 너무 단순하면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하지만,반대로 너무 어려운 것만 공부하다보면 완전히 실패하거나 포기하게 된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가장 적절한 난이도, 즉 공부의 ‘스위트 스팟’은 ‘85%’다. 100점이 만점인 시험 과제 중 85점을 맞힐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의 시험을 풀었을 때 학생들의 학습 효과가 좋다는 소리다.
지난 2019년 미국 애리조나대 심리학과 로버스 윌슨 박사를 주축으로 한 공동 연구팀은 기계학습과 동물실험을 통해 최고의 학습 효과를 내는 ‘85%의 규칙’을 찾아냈다. 이들의 연구 결과 컴퓨터의 경우 85%의 정확도로 응답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장 학습 속도가 빨랐다. 동물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윌슨 박사는 “인간이 학습하는 방법을 생각할 때도 85%의 규칙은 점진적으로 학습을 해 나가는 지각학습에 대부분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방사선 전문의가 종양과 비종양 이미지를 구분하는 방법을 배울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방사선 전문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미지 속의 종양을 파악하는데 더 능숙해지며 이때는 더 나아지기 위한 더 어려운 예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말 쉬운 예를 들면 항상 100%의 정답만 낼 뿐 배울 수가 없다. 반대로 너무 어려운 예만 학습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윌슨 박사는 “만약 당신이 너무 쉬운 수업을 들으면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면, 어려운 수업을 들으면서 이를 따라잡기 위해 관리하는 사람만큼 많은 것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이 작업을 더 확장해 더 복잡한 형태의 학습에 대해서도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같은 해 과학저널 네이처커뮤니션스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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