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콜 해라, 이 문제 내라…교사들, ‘학부모 갑질’ 공유하며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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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 뒤 해당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동료 교사들의 분노도 연일 들끓고 있다.
23일 교육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도 북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패들렛(Padlet·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개설해 과도한 학부모 요구사항부터 폭언·폭행까지 그간 교사들이 겪은 교육활동 침해 사례들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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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 내일부터 합동조사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 뒤 해당 교사가 학부모의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동료 교사들의 분노도 연일 들끓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교육활동 침해로 고충을 겪은 사례를 모으는가 하면 연대 파업을 하려는 움직임도 인다. 교육당국은 오는 24일부터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합동조사에 착수한다.
23일 교육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도 북부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패들렛(Padlet·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개설해 과도한 학부모 요구사항부터 폭언·폭행까지 그간 교사들이 겪은 교육활동 침해 사례들을 모으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140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한 교사는 “코로나로 원격수업을 할 때 학생이 줌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학부모에게 전화했더니 ‘선생님이 매일 모닝콜을 해주시면 어떻겠냐’고 했다. 거절하니 ‘선생님이 어떻게 그러냐’고 교육청에 전화했다”고 털어놨다. “‘자녀가 시험을 못 봐서 속상해 하니 이 문제를 내서 기를 살려달라’며 본인이 만든 시험지를 내미는 학부모가 있었다”, “선생님의 최신형 아이폰을 보고 사달라고 조르니 아이폰을 쓰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사례도 올라왔다.
학교폭력 문제를 처리하다가 학부모로부터 욕설과 협박을 들었다는 제보도 여러 건 보였다. 교사들은 “반 아이의 학교폭력 가해 신고가 접수돼 학부모에게 전화로 상황을 안내했다. 도중에 ‘우리 애만 잘못했냐’며 욕설을 들었다” “학생 둘 사이에 싸움이 났는데 한 학생은 욕설을 자주 하고 폭력적인 일에 자주 엮인 학생이었다. 학부모에게 전화했더니, ‘상대 학부모한테 얼마나 받으셨길래 그 학생 편을 드세요?’라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일부 교사들은 숨진 교사의 49재 날인 오는 9월4일 연대 파업을 벌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초등학교 교사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인디스쿨’에는 지난 21일 ‘고인의 49재 날인 9월4일 연가나 병가를 내자’고 제안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혼자 못 나오면 누군가 보결하겠지만 한 학교에서 5∼10명 가까이 나올 수 없다면 보결을 돌릴 수도 없을 것”이라며 “동참하는 분이 많아질수록 그날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교육청에서 나올 수밖에 없고 맘카페 등에서 조치를 취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며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들은 “아직 저경력이지만 동참하겠다” “전국적으로 수업 거부를 해야 한다”는 등의 댓글을 달며 호응했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등에 의해 교사들은 파업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집단적으로 연가나 병가를 내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파업을 하자는 것이다.
교사들이 집단적인 반발에 나선 가운데, 교육당국도 오는 24일부터 초등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교육부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안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 조사와는 별도로 서울시교육청과 강남서초교육지원청과 함께 합동조사단을 운영한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해당 초등학교도 합동조사단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서울시교육청 등은 5명 내외의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 집중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합동조사단은 먼저 해당 학교를 방문해 교장, 교감, 동료교원과의 면담해 사안을 파악한 뒤, 해당 교사의 업무분장, 해당 학급의 담임교체 현황, 학교폭력 관련 사안처리 현황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학교교권보호위원회 개최 현황,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근무상황, 문서 수·발신 현황 등도 들여다 본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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