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기차 100만대 분 생산부터 재활용까지…포스코 배터리 퍼즐 완성
포스코그룹이 만들어낸 세계 최대 규모의 제철소가 위용을 자랑하는 전남 광양. 새로운 반세기를 책임질 신사업이 분주하게 펼쳐진다. 지난 20일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이 자리하고 포스코필바바리튬솔루션이 지어지는 광양 율촌산업단지를 찾았다. 이곳에서 포스코가 꿈꾸는 배터리 소재 풀 밸류체인 구축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율촌산업단지에 조성중인 이차전지소재 콤플렉스는 2030년 그룹 매출의 40% 규모를 차지할 비철강 사업의 핵심 기지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공장이 가장 먼저 문을 열었고, 최근 포스코HY클린메탈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이 준공됐다. 포스코필바리리툼솔루션의 수산화리튬 공장은 오는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각 공장은 자동화 설비로 꾸려져 안전성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균일한 품질을 자랑한다.
핵심은 단연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이다. 2019년 7월과 이듬해 5월 1·2단계 공사가 마무리된 뒤 지속적인 증설 작업을 거쳐 현재 3·4단계 공사가 끝났다. 이곳 공장의 연 양산능력은 9만톤. 60kWh 규모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제조 현장에서 채취한 샘플을 초당 5m 속도로 연구소로 전달하는 '에어슈팅'과 레일을 따라 원료·완제품 등을 실어 나르는 자동화된 지게차(AGV)를 도입했다.
니켈 함량 65%인 양극재부터 80% 이상인 하이니켈 제품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다양한 삼원계 배터리 제작에 쓰이는 양극재를 생산한다. 올 4월부터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단입자 단결정 양극재도 공급했다. 기존 양극재 대비 소성 온도가 100도가량 높아 개발·생산에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니켈·코발트·망간 등이 하나로 돼 있는 단입자·단결정 제품은 신규 제품은 배터리 용량·수명 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최신·최고 기술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극재는 배터리가 돼 전기차에 탑재된다. 과거에는 수명이 다한 배터리는 폐기물로 분류돼 버려졌으나 이제는 새로운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는다. 폐배터리에서 새 배터리 제작에 쓰이는 광물을 추출·분리하는 재활용(Recycling) 기술을 통해서다.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과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둔 부지에 포스코HY클린메탈이 자리한 것도 바로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을 위해서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포스코홀딩스, 중국 화유코발트, GS에너지가 합작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 회사다.
공장 곳곳에는 비닐이 벗겨지지 않은 집기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7일 준공한 뒤 보름도 지나지 않았지만, 폐기물에서 금맥을 캐기 위해 신규 설비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거된 폐배터리 또는 배터리·소재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스크럽을 방전·파쇠한 블랙매스를 생산하고 이를 황산에 침출시켜 녹는 용매와 녹지 않는 음극재 등을 분리·추출하는 작업이 이곳 공장에서 이뤄진다.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과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에서 나온 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전기차 교체 주기에 발맞춰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폐배터리 물량을 적극 확보해 이를 통한 광물 회수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자연에서 채굴된 원재료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통해 양극재 공정에 투입되는 수산화리튬으로 거듭 난다. 채굴된 리튬광석은 간단한 제련 작업을 통해 탄산리튬으로 생산되고, 이를 한 차례 더 가공·변환해야 수산화리튬이 된다. 탄산리튬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를 만들 수 있지만, 국내 주요 배터리 기업이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 양극재 제작에는 수산화리튬이 들어간다. 포스코필바라리툼슐루션 수산화리튬 공장은 완공 후 포스코퓨처엠의 삼원계 양극재 생산을 위한 리튬 공급 역할을 맡는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이차전지소재 콤플렉스에 들어선 주요 생산공장은 전 세계에 지어질 공장의 모태가 된다"면서 "유기적인 연결성을 바탕으로 최적의 효율을 내는 이곳 단지의 장점이 해외에 이식하기 위해 다양한 생산 효율화 방안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양(전남)=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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