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호우경보 내리면 올레길 못걷는다…해수욕장도 통제기준 강화
기존 기상상황 고려 자체판단…명확한 기준없어
풍랑주의보만 내려져도 제주의 해수욕장에서는 물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제주 올레길도 태풍 특보뿐만 아니라 강풍·호우 경보에도 전면 통제 조치된다.
제주도는 기상특보 발효에 따른 해수욕장과 올레길 등의 통제 기준인 ‘태풍·호우 등 자연재난 시 해수욕장 통제기준’을 수립해 지난 2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통제 기준을 보면 제주지역 12개 지정 해수욕장에서는 태풍주의보·경보, 풍랑경보, 강풍경보, 호우경보,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이용이 전면 통제된다. 강풍주의보와 호우주의보가 함께 발령된 경우도 들어갈 수 없다.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입욕은 가능하지만 튜브는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신고·허가받은 수상레저 기구는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을 때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는 이같은 기상 특보 외에도 이안류가 발생했을 때 물놀이를 할 수 없도록 통제하기로 했다.
이안류는 바다에서 해안이 아니라 역방향인 해안에서 바다로 흐르는 빠른 속도의 해류다. 물살이 빠르고 소용돌이 현상이 있어 휩쓸리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실제 지난달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는 이안류에 휩쓸려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도는 올레길 27곳에 대해서도 태풍주의보·경보, 강풍경보, 호우경보 때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해수욕장과 올레길 모두 태풍과 호우, 강풍, 풍랑과 같은 기상 특보가 내려지더라도 상황을 고려한 자체 판단으로 통제 여부가 결정됐다. 반면 한라산 둘레길과 야영장은 기상특보에 따른 통제기준이 적용돼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존에도 기상악화에 따라 이용금지, 제한은 가능했지만 자체 상황 판단을 하는 식으로 명확한 통제 기준이 없어 행정시별로 통제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기도 했다”면서 “이번 조치로 기상특보에 따른 통일된 기준을 마련한 만큼 인명피해 제로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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