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녀들 입시 비리 혐의 관련해 “부모인 저희의 불찰·잘못”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 전 교수가 자녀인 조민·조원 씨의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해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음을 자성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이 17일 항소심에서 딸의 입시 비리 정황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한 후 검찰 관계자가 “조민 씨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내용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자 새롭게 내놓은 입장이다.

23일 조 전 장관 부부는 입장문에서 “저희 자식들은 입시 비리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이 난 사안과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 또는 반납했으며, 관련 소송도 취하했다”며 “법적·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사안인 만큼 자성하는 차원에서 다 버리고 원점에서 새 출발 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입장문을 내게 된 경위에 대해선 “딸의 검찰 조사 이후 검찰은 언론을 통해 부모도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기소 사실에 대하여 법정 바깥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검찰의 요구를 존중해 이같이 밝힌다”고 했다. 검찰의 요구에 따라 추가적으로 반성하는 입장을 밝히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문제 서류의 작성·발급·제출 과정이 어떠했는지, 이 과정에서 부모 각자의 관여는 어떠했는지는 법정 심리에서 진솔하게 소명하고, 그에 상응하는 도의적·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 씨는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한 입학 원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제출해 최종 합격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그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최근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 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취하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 조씨의 입시비리 일부 혐의의 공소 시효가 다음달 26일 만료되는 가운데, 검찰은 조씨의 반성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14일 조 씨를 소환 조사했다.

조 전 장관 측은 17일 항소심 첫 재판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아버지로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어려웠다”며 딸의 입시 비리를 도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발언을 두고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지난 공판에서 밝힌 입장은 조민씨에 대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 전 장관과 가족이 동일한 혐의에 엇갈린 입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