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익 반토막 난 대기업, 3분기도 안갯속...‘상저하고’는 언제

박상영 기자 2023. 7. 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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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조태형 기자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주요 상장사 201곳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1분기에 비해 실적이 상당폭 개선됐을 것이라는 기대과 달리,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자동차와 2차전지를 제외한 대다수 업종의 회복 속도가 더딘 모습이다. 하반기는 개선되면서 ‘상저하고’를 보일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실적 회복의 폭과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경향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의 전망치 평균)가 있는 주요 상장사 201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33조5885억원으로 전년 실적(60조3946억원) 대비 44.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주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만 총 21조원 정도 급감한 영향이 크다. 반면 현대차는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와 2차전지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에 4조19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는 2조9004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산하고 있다.

지난 7일 이미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5.7% 줄어든 6000억원에 그쳤다. 사업부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쪽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매출이 13조∼14조원대에 그쳐 2분기에도 대만 TSMC에 반도체 매출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감산 정책에 힘입어 3분기부터 이들 기업의 실적은 개선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지 않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3조43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68.4% 줄어든 규모다. SK하이닉스도 영업적자 폭이 줄어들지만 3분기에도 2조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침체로 수요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메모리 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SK의 다른 주력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영업실적 전망도 어둡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 2분기 증권사 전망치 평균치는 1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3292억원)과 비교해 91.8%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에다, 기대했던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미풍’에 그친 데 따른 결과다.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17.0% 줄어든 5846억원으로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역시 기대했던 중국 효과가 미미하면서 철강과 석유화학 업종의 반등 폭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2분기에 1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지만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철강 수요 둔화로 3분기에도 비슷한 흑자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2분기부터 기저효과 등으로 점차 회복한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상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경기 회복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자급률도 오르면서 흑자 규모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자동차와 2차전지는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3조866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9.8% 뛴 것으로 예상했다. 기아도 2분기(3조1148억원)에는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 기록했을 것으로 봤다. 여전히 자동차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3분기에도 이들 기업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2분기에 611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는 전년 동기 대비 49.9% 뛴 7825억원을 낼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측했다.

한편,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직결되는 수출은 올 하반기 들어서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기업 675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10곳 중 4곳은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과 비슷할 것’은 32.7%, ‘작년보다 증가할 것’은 27.7%로 집계됐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2차전지와 자동차는 하반기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예상된다”며 “중국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철강 등은 반등하더라도 회복 속도와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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