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속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동포 부자, 韓서 '극적 상봉'

변재훈 기자 2023. 7. 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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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탈출, 광주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가 막내 아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23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김레브(68)씨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서 빠져나왔다.

김씨의 간곡한 호소에 고려인마을 신조야대표는 항공권을 구매, 막내아들의 귀국을 추진했다.

광주 고려인마을에는 김씨 부자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출신 고려인 동포들이 다시 삶을 일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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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려인공동체 항공권 지원, 김레브-김비탈리 부자 재회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고려인마을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탈출한 고려인 동포 김레브(사진 왼쪽)씨가 뒤늦게 빠져나온 막내아들 김비탈리씨와 16개월여 만에 극적 상봉했다고 23일 밝혔다. 고려인마을은 두 부자의 국내 입국 항공권을 지원하고 광주에 새 터전을 꾸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진=광주고려인마을 제공) 2023.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탈출, 광주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동포가 막내 아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23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김레브(68)씨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에서 빠져나왔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미콜라이우의 작은 시골 마을에 있던 집은 폭격으로 무너졌고, 큰 아들과 사위 3명은 모두 군대에 징집됐다.

어렵사리 폴란드로 피신한 김씨는 광주 고려인마을이 지원하는 항공권을 지원 받아 광주에 정착했다. 고려인마을 운영 쉼터에서 머무르면서 안정을 찾았지만 미성년자라서 징집되지 않았던 막내아들 소식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올해 초에는 둘째 사위가 전쟁 중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씨는 지난 5월 고려인마을에 다시 도움을 청했다.

성년을 앞둔 막내 김비탈리(18)씨가 징집되기 전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주선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김씨의 간곡한 호소에 고려인마을 신조야대표는 항공권을 구매, 막내아들의 귀국을 추진했다.

김씨는 기나긴 두 달간의 기다림 끝에 이달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막내 아들과 반갑게 재회했다. 헤어진 지 16개월여 만이었다.

앞으로 두 부자는 광주에서 새 삶의 터전을 꾸린다. 막내아들의 체류 비자와 외국인등록증을 신청, 일자리를 구할 생각이다.

광주 고려인마을에는 김씨 부자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출신 고려인 동포들이 다시 삶을 일구고 있다.

김씨는 "전쟁으로 흩어졌던 막내아들과 이웃들을 다시는 못 만날 줄 알았다. 광주에서 만나니 너무 반갑고 눈물이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주고려인마을은 고려인 동포 7000여 명이 일군 자치마을공동체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고려인마을 종합지원센터도 있다. 지원센터는 고려인 동포의 비자 문제부터 일자리, 주거,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탈출하는 동포의 국내 입국 항공권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항공권 지원으로 입국, 국내에 정착한 동포는 900여 명에 이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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