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방 붕괴' 미호강 드론 촬영해보니 "교량만 7개…와류가 제방 갉아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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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7개 교량과 150여 개 교각(橋脚), 교각이 일으킨 와류·세굴현상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3일 뉴시스가 드론을 활용해 미호강 제방붕괴 현장을 촬영해 보니, 임시제방이 무너진 지점에서 상류 방향으로 350~400m 구간에 총 7개 교량이 설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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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전문가들 “월류보다는 교각이 와류 유발, 세굴로 인한 제방 붕괴 가능성”
[청주=뉴시스] 연종영 기자 =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7개 교량과 150여 개 교각(橋脚), 교각이 일으킨 와류·세굴현상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3일 뉴시스가 드론을 활용해 미호강 제방붕괴 현장을 촬영해 보니, 임시제방이 무너진 지점에서 상류 방향으로 350~400m 구간에 총 7개 교량이 설치돼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조차 “다리가 7개나 설치돼 있는지는 몰랐다. 4~5개로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평지에선 관측되지 않는 '숨은 교량'이 있어서다.
제방붕괴사고 지점에 설치한 교량은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설치작업 중인 미호천교(국도 36호선) ▲미호천교 양쪽에 설치한 가교(차량 임시통행로) ▲충북선 오송역~청주역 구간 미호천 철교 ▲충북선 복선 신설 교량(건설중) ▲건설장비 통행용 교량(건설중) 등이다.
물의 흐름만 고려할 때 교량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짧은 구간에 너무 많이 세운 교각이다.
7개 교량을 지지하며 세찬 물살을 견디는 교각(교량 상판 등을 지탱하는 구조물)을 세어보니 150~160개다. 차량 통행을 위해 임시 설치한 다리의 교각은 H빔 여러 개를 겹쳐놓은 구조인데, 하천 부유물이 잘 걸리는 그물이나 다름없다.
충북선 건설장비 통행용 교량의 상판은 미호강 수위로부터 2m가량 위에 있다. 물 흐름 측면에선 다리 자체가 거대한 장애물이나 다름없다. 충북선 철교 아래에서 마주친 주민 박모(56)씨는 교각을 가리키면서 "마치 지네발같지 않아요? (물이)여기를 어떻게 통과하겠어요"라며 혀를 찼다.
전문가들은 좁은 공간에 빼곡히 세운 교각이 와류(渦流·소용돌이) 현상과 세굴(洗掘) 현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연세대 토목공학과 조원철 교수는 인터뷰에서 “교량과 교각이 좁은 공간에 너무 촘촘하게 박혀있으면, 육상선수가 허들을 넘듯이 물은 수위를 끌어 올린다”며 “이 경우 유속이 급속히 증가하고, 수위가 약한 곳을 타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물이 (교각 등)가설물을 회피하려고 움직이면 와류가 발생하는데 이 와류가 빙빙 돌면 옆에 있는 제방을 갉아 먹는 세굴 현상이 강화된다”며 “이번 사고에선 수위가 높아져 물이 제방을 타고 넘는 월류(越流)보다는 세굴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김재호 건설안전관리사 역시 “미호강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폐비닐, 수초, 수목, 생활쓰레기 등이 그물망 같은 교각에 걸렸고 유속까지 빨라진 엄청난 물이 허술한 임시제방을 훼손하는 세굴이 발생한 것”이라며 “오랜 기간 임시교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는지, 그 점이 궁금하다”고 했다.
지난 15일 오전, 미호강에서 흙탕물 수십톤이 궁평2 지하차도로 유입되면서 차량에 있던 시민 14명(10명 부상)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미호강에는 백곡천, 보강천, 무심천, 석남천, 병천천 등지에서 흐르는 물이 합류한다. 지방하천 미호천은 2019년 7월 국가하천으로 승격하면서 이름을 미호강으로 바꿨다.
☞공감언론 뉴시스 jjy80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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