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없고 눈치보여서"…직장인 2명 중 1명, 여름 휴가 포기했다

비정규·저임금·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더 많이 휴가 포기
응답자 61.9% "경제적 여유 없어서"…7.5% "눈치 보여"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올해 여름 휴가를 포기하거나 유보한 직장인이 56.1%에 달한다고 23일 밝혔다. ⓒ연합뉴스

국내 직장인 절반 이상은 이번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1주일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여름휴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는 43.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여름휴가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는 36.3％였으며 아예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19.8％였다.

특히 비정규직 또는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거나 급여가 낮을수록 휴가 계획을 세웠다고 답한 비율이 낮았다. '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 중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33.3%)와 3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57.1%)의 격차는 23.8%포인트(p)에 달했다.

여름휴가를 포기하거나 계획을 유보한 응답자 561명 중 61.9%는 그 이유로 '휴가를 갈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를 꼽았다. 바쁜 업무로 휴가 사용 후 업무 과중이 걱정돼 이번 여름 휴가를 세우지 못했다는 응답이 17.8%로 경제적 이유의 뒤를 이었다. 이어 '연차 유급 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12.8%를 차지했으며, 휴가를 사용할 경우 회사에 눈치가 보여 휴가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7.5%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이번 여름휴가 설문 결과와 사례를 보면 한국 사회 대다수 노동자는 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특히 비정규직, 비조합원, 중소기업, 저임금 노동자들은 돈이 없고 휴가가 부족해 여름휴가 계획조차 마음 편히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