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난리난 '수줍'세리머니" 장슬기"신박하죠?월드컵서도 밀어볼게요"[女월드컵 현장인터뷰]

전영지 2023. 7. 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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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수비수 장슬기의 수줍은 세리머니<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신박하죠?(웃음) 이제 이 세리머니로 밀고 가려고요!"

국제축구연맹(FIFA) 2023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 훈련이 한창인 23일 호주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 콜린 벨호의 에이스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는 최근 화제가 된 '수줍'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웃음을 빵 터뜨렸다.

(캠벨타운[호주]=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의 장슬기가 23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외곽의 캠벨타운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3.7.23<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슬기는 지난 8일 국제축구연맹(FIFA) 출정식을 겸한 아이티와의 최종 평가전 후반 빨랫줄 같은 슈팅으로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상암벌을 찾은 1만 명 가까운 대한민국의 축구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레이저' 원더골, 그런데 이 짜릿한 원더골보다 화제가 된 건 장슬기의 세리머니였다. 손으로 수줍게 얼굴을 가리는 세리머니, 그녀만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그대로 드러낸 돌발 세리머니에 그날 이후 SNS는 난리가 났다. 한 해외 축구 커뮤니티 트위터에 올라간 장슬기의 '수줍 세리머니'는 순식간에 조회수 280만회를 돌파했고, '해외에서 귀엽다고 난리난 장슬기 세리머니'라는 이름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어마어마한 대포알 슈팅, 레이저포를 쏘고 수줍 세리머니로 마무리하는 대반전에 전세계 축구팬들이 "너무 귀엽다" "사랑스럽다"며 뜨겁게 열광했다.

'찐'놀람이 그대로 드러난 세리머니였다. 장슬기는 "골을 넣고 저도 완전 놀랐거든요. 진짜 들어갈 줄 몰라서"라며 웃었다. "최근 수비로 주로 서게 되다 보니 A매치에서 골을 넣은 지가 오래 됐거든요. 클린시트(무실점)가 목표였는데 골을 넣어서 놀라서 나도 모르게 그런 세리머니가 나왔어요." 보조개 미소가 작렬했다.

'감독님 파이팅!'<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장슬기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FIFA가 만든 가이드북에도 이름이 올라가 있는 몇 안되는 한국선수 중 하나다. 이번 월드컵 외 FIFA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경험이 있는 선수 리스트에 절친 이금민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2010년 U-17 여자월드컵 우승 멤버다. 2014년 U-20 월드컵에선 주장으로 8강을 이끌었다. 측면 공격과 측면 수비를 모두 담당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인 장슬기는 콜린 벨 감독의 부임 이후엔 주로 측면 수비, 스리백에서 윙백을 도맡아왔다.

수줍 세리머니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그녀는 "모르고 싶었는데 알게 됐어요.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요. 지인들이 '왜 SNS에 네가 뜨냐'면서, (WSL에서 뛰는)금민이한테도 '얘 귀엽지 않냐?'고 물어본대요. 자꾸 물어봐서 금민이가 짜증난다고 해요"라며 뒷얘기도 털어놨다. 2017년 평양 원정으로 치렀던 아시안컵 예선 북한과의 맞대결에서도 천금 동점골로 김일성경기장 북한 팬들을 침묵의 늪으로 빠뜨렸던 장슬기는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이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던 콜린 벨호의 월드컵 출정식에서도 보란 듯이 골을 넣었다. 이날 원더골이 본인 축구의 인생골이냐는 질문에 장슬기는 "아직 아니에요. 인생골 넣기엔 축구 선수생활 더 오래 할 거예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생애 두 번째 월드컵, 월드컵 무대에서 짜릿한 골을 넣는다면 어떤 세리머니를 할까. 망설임 없이 '수줍 세리머니'를 약속했다. "이제 이걸로 밀고 가려고요. 약간 신박하죠?"라며 유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지소연·장슬기 '파이팅'<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벨 감독의 전술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소화해야 하는 윙백, 고강도는 이제 그녀에게 "일상이 됐다"고 했다. 파주에서 지옥의 고강도 훈련을 마스터한 후 호주 시드니로 넘어와선 훈련량이 줄었지만 그녀는 "파주에 처음 소집해서 오전, 오후 훈련하고 그걸 또 고강도로 하다보니까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저 포함해서 선수들 전체가 지금은 오히려 고강도를 안하는 날이 무서워요"라고 했다. "고강도에 적응이 돼 있다보니 선수들 스스로 부족하다 생각하면 고강도 훈련으로 심박수를 알아서 올리는 편이에요"라며 웃었다.

열일곱에 세계를 들어올리고, 도전한 2019년 첫 월드컵은 그녀에게 시련이었다. 3연패 후 믹스트존은 눈물바다였다. 호주에서의 생애 두 번째 월드컵, 그녀는 "2019년 첫 월드컵을 돌아보니 설렘만 가지고 임했던 것같아요. 지금은 콜롬비아전에만 생각해요. 차분한 마음으로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어요"라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걱정도 긴장도 있지만 내색하는 성격은 아니라서, 그런 건 다 방에 놔두고 운동장에서 오직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큰 경기 때마다 어김없이 해결사로 나섰던 '강심장' 장슬기의 원더골, 사랑스러운 '수줍' 세리머니를 월드컵 무대에서도 볼 수 있을까. 그녀는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골 생각도 많이 하지만 2019년 때 못했던 차분한 저의 모습을 이번 월드컵에선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른 건 욕심 없고 이기는 것만 생각해요"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5일 오전 11시 시드니 풋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H조 1차전에서 '남미 난적' 콜롬비아와 격돌한다. 이겨야 사는 1차전, 장슬기는 수비수로서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거친 상대와 붙을 땐 생각해서 플레이해야 해요. VAR도 있기 때문에 잘 유도하면 유리한 측면도 있어요"라고 했다. "팬들께서 많은 관심 주시는 만큼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실망시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요"라며 첫 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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