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20대 女교사 사망에, 조정훈 “‘정쟁화’ 움직임 있어…그러지 말자”

권준영 2023. 7. 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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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유가족의 다친 마음을 또 다시 아프게 하지 말자”
“정쟁 멈추고 교사 노동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
“어떤 사람들은 이 사건이 ‘갑질’ 문제라고…그러나 이건 개인의 희생에 기대 돌아가는 일터 문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디지털타임스 박동욱 기자, 디지털타임스 DB>
20일 오후 신규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 추모행사에서 추모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이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20대 여교사의 극단 선택 사건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이 사건을 '정쟁화'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그러지 말자. 인간의 도리를 지키자"고 직격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정훈 의원은 이날 '야생에 던져진 교사들, 문제 해결의 정치가 나서야 합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학생들과 유가족의 다친 마음을 또 다시 아프게 하지 말자. 정쟁을 멈추고 교사 노동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에게 시달리던 사회 초년생 교사가 목숨을 끊었다"며 "어떤 사람들은 이 사건이 교권의 문제라고도 하고, 사회에 만연한 갑질의 문제라고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의 희생에 기대 돌아가는 일터의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에서 교육당국의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모든 민원을 교사 개인이 떠맡고 있는 지금의 교육 현장, 그리고 학생이 심각한 문제행동을 해도, 학부모가 과도하게 민원을 제기해도 교사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진공의 상태라고 교육당국을 비판했다"며 "시스템이 없는, '야생'에 교사들은 내던져진 것"이라고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교사니까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어야지', '교사가 품행을 단정히 해야지', '교사인데 아무 사명감도 없는거야?' 등의 질문에 "아니오. 교사라고 해서, 사랑과 사명감만으로는 모든 시련을 견딜 수는 없다"고 했다.

끝으로 조 의원은 "돌아가신 교사 또한 우리 곁의 평범한 노동자였다"면서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시스템의 부재를 홀로 견디게 한 것은 정치의 직무유기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고인을 깊이 애도했다.

이 가운데 안타깝게 숨진 20대 여교사의 유족이라 밝힌 A씨의 SNS 글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을 '서이초 사망한 여교사 사촌 오빠'라고 밝힌 A씨는 블로그를 통해 "우리나라 경찰과 사법 시스템, 그리고 언론을 믿는다"며 "사촌 여동생의 죽음에 애도해주시고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밝혔다.A씨는 "동생 사망 당시, 그리고 오늘 이 순간까지 필요한 것은 사실 규명과 의혹 제시가 아니라 오직 동생의 명복과 안녕이 제일 중요하다는 작은 아버지의 뜻이 있었다"며 "너무 힘들고 지친 유가족의 마음을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씀해 지금껏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동생이 발견된 18일 이후 오늘까지 모든 내용을 조사하기 위해 필요 따른 해당자들을 모두 만나 인터뷰 했다"면서 "작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뜻에 따라 더 이상 외부 언론에 제가 알고 조사한 내용을 올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적었다.

그 이유에 대해 A씨는 "100% 확신하지 않은 상태로 공개했다가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또 이것들이 다시 이슈화되어 유가족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진실은 경찰과 사법 시스템, 언론이 이끌어 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혹여 동생을 돕고 싶다면 시간이 경과해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지더라도 동생의 슬픈 죽음을 잊지 않고 경찰과 언론, 나아가 관련 책임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올바른 결정을 하는지 두 눈 뜨고 지켜봐 주시는 것이 가장 강한 힘이자 유가족의 바람"이라고 했다.

A씨는 "만약 특정 이익 집단이나 세력이 개입해 사실을 왜곡하고 이익에 따라 편협하게 동생의 죽음을 거짓으로 더럽히고 이용한다면 제가 갖고 조사한 모든 내역을 공개해 동생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공개하면서 "혹여 제가 모르는 진실과 내부적인 사실을 알리기 위한 용기 있는 분이 있다면 메일을 보내 달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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