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 보고 싶어요, 암표라도 구해서”...미국인 애타게 만들었다는데
첫 해외 공연 NYT서도 주목
3회 공연 5400석 전석 매진
암표 가격도 2배 넘게 올라
인원조정·공연시간 단축 등
현지화 전략에 관객도 만족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시어터 앞에서 한 노년의 남성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표를 찾는다며 애원하고 있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올수록 몰려드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누구도 그의 사정에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사람들 얼굴에는 공연을 기대하는 표정만 어려있었다.
서울시무용단 관계자는 “가장 비싼 자리가 190달러인데 암표가 400달러까지 치솟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샨타 타케 링컨센터 최고예술책임자(CAO)는 “다양한 한국 문화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왔다”며 “‘일무’는 한국 문화가 가진 풍성함을 아우를 수 있는 면모가 엿보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에서 K팝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점을 링컨센터를 통해 증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링컨센터 입장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공연계를 부흥시키고 고착화되는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국 문화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첫 해외 무대를 앞두고 현지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작품 안에 녹아있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보다 너비가 좁고 안으로 깊은 공연장 특성에 맞춰 무용수를 54명에서 39명으로 압축했고, 러닝타임을 10분 줄인 70분으로 수정해 전개에 속도를 더했다. 공연명에도 새로 의미를 부여했다. ‘일무’의 ‘일(佾)’은 ‘춤을 출 때 늘어선 줄’이라는 뜻이지만 첫 해외공연을 앞두고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는 춤이라는 의미로 확장하는 뜻에서 ‘일(一)’로 치환해 영문명을 ‘원 댄스(One Dance)’로 명명했다.
경건하게 시작해 화려하게 끝을 맺는 춤사위 속에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의상과 음악의 변주는 관객들의 감각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4막 ‘신일무’의 화려한 춤사위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립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수잔 메츠 씨(80)는 “의상이나 음악에서 엿볼 수 있는 한국의 전통문화가 현대무용과 균형을 이룬 훌륭한 작품”이라며 “조명의 농도를 달리하며 무대에 시선을 집중시키게 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뉴욕 대표 공연장에서 ‘일무’의 성공이 더 많은 나라에서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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