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AI 스타트업 투자 늘리는 KT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 모레에 150억 투자
AI 반도체 만드는 리벨리온에도 300억 투자
엔비디아 의존도 줄인다는 전략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 연합뉴스

KT그룹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모레에 15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고 23일 밝혔다.

2021년 모레 초기 투자에 이어 두 번째 집행된 투자로 KT가 100억 원, KT클라우드가 50억 원을 투자한다. KT그룹과 모레의 협력은 국내 AI 인프라 시장이 상당 부분 해외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고 볼 수 있다.

KT는 KT클라우드, 모레, 리벨리온 등 대한민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대표하는 주요 테크 기업과 함께 국내 순수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AI 풀스택' 전략을 실행해 왔다. AI 풀스택은 AI 비즈니스의 뿌리가 되는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고객에게 제공되는 AI 응용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제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KT는 AI 풀스택을 구축해 AI 인프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AI 각 분야의 스타트업과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에 투자를 집행한 모레는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으로 AI 인프라 소프트웨어와 AI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한다. 7월에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개발을 위해 리벨리온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KT는 모레의 기술력과 KT 클라우드 인프라를 융합해 2021년 세계 최초로 종량제 그래픽 처리 장치(GPU) 서비스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내놓았다. 고비용의 GPU 인프라를 실제 사용량을 바탕으로 이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 GPU는 개발 기간 전체에 필요하지 않고 데이터 분석, 모델 학습 등에만 쓰인다.

KT는 AI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하반기 초거대 AI '믿음'을 출시하는 등 AI 기반 기업간거래(B2B) 서비스와 함께 AI 인프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다져온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AI 풀스택 글로벌 진출이라는 공통 목표와 실행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AI 시장에서도 모레와 같은 국내 파트너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