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결정' GK는 파리 잔류 공지...'부상 우려' 이강인, PSG 아시아 투어 동행→환한 표정으로 비행기 탑승
[포포투=오종헌]
이강인은 큰 변수 없이 아시아 투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22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29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네이마르, 마르코 베라티, 마르퀴뇨스, 아치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 핵심 자원들이 대거 합류했다. 하지만 거취 관련 다양한 소문이 돌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는 제외됐다.
이강인도 투어 명단에 포함됐다.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인 그는 일찌감치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지난 2018년에는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에도 성공했다. 당시 이강인은 17세 8개월 11일의 나이에 코파 델 레이에 출전하며 구단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데뷔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아쉬웠다. 무엇보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에게 충분한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동행을 끝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는 2021-22시즌 마요르카에 자유계약(FA)으로 합류했다.
첫 시즌 적응기를 마친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쳤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핵심 선수로 발돋움한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 36경기에 출전했는데, 이 중 선발로만 33번 뛰었다. 그리고 6골 6도움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자연스럽게 이강인의 주가는 치솟았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이강인의 몸값은 600만 유로(약 86억 원)였지만, 1년 사이 거의 4배가 상승한 2,200만 유로(약 315억 원)를 기록 중이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처음에는 지난 1월부터 관심을 보였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마요르카와 아틀레티코 사이에 이적료를 두고 이견이 발생했고,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그리고 PSG가 새로운 행선지 후보로 급부상했다. PSG는 마요르카의 요구 이적료를 맞춰줄 수 있는 자금력을 갖춘 팀이다. 처음 이적설이 발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6월 A매치 시작 전에 공식 발표가 나올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강인은 A매치 일정을 위해 귀국했고, 협상은 다소 지연됐다.
물론 협상 자체가 아예 결렬된 건 아니었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이미 6월 말 "이강인 영입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신임 사령탑으로 유력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미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과 루이스 캄포스 단장과 협력하며 이강인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며 이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 사이 이적료 합의 소식이 전해졌다. 스페인 '렐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지난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요르카와 PSG의 이적료 합의는 완료됐다. 금액은 2,200만 유로다"고 밝혔다.
PSG는 이강인 영입을 완료하기 전에 선행해야 될 문제가 있었다. 사령탑 교체였다. 이적료 합의 소식이 나온 지 하루 뒤인 6일 엔리케 감독 선임 발표가 나왔다. 그 다음 이적이 확정적이었던 선수들의 차례차례 계약을 마무리했다.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가 먼저 PSG행을 확정했다.
그 다음이 이강인이었다. PSG는 이강인 '오피셜' 전 구단 공식 채널에 태극기와 함께 '여기는 파리'라는 알람이 뜬 핸드폰 배경이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일종의 입단 예고 사진이었다. 이후 티저 영상이 한 차례 더 뜨면서 기대감이 고조됐다. 얼마 뒤 공식발표가 나왔다. 이강인은 PSG와 5년 계약을 맺었고, 등번호 19번을 달고 뛴다.
현재 프리시즌 훈련 일정을 소화 중인 이강인은 밝은 모습으로 훈련에 임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유니폼을 교환했던 네이마르도 친근하게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후안 베르나트 같은 스페인 출신 선수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이강인이 PSG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소화한 건 지난 22일. PSG는 르 아브르와 친선 경기를 치렀고, 이때 이강인은 선발로 나섰다. 이강인은 4-3-3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이스마엘 가르비, 아센시오와 함께 최전방에 포진했다. 우측 공격수로 출전했다.
이들과 함께중원에는 파비안 루이스, 마누엘 우가르테, 워렌 자이레-에리미가 호흡을 맞췄고, 4백은 라뱅 쿠르자와, 뤼카, 다닐루 페레이라, 아치라프 아키미가 배치됐고 르텔리아가 골문을 지켰다. 결과는 PSG의 2-0 승리. 전반전은 0-0으로 끝났지만 후반전 들어 위고 에키티케와 음바페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승리했다.
이강인은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을 선보였다. 우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 전개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보여주던 플레이를 그대로 보여줬다. 간결한 볼 터치로 상대 압박을 벗어나면서 적재적소에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PSG 소식을 전하는 'PSG 토크' 역시 "올여름 눈에 띄는 영입 중 한 명은 이강인이다. 그는 르 아브르와의 친선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상대 압박을 뚫어내고, 훌륭한 발놀림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내 부상으로 교체됐다. 허벅지를 만지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부상 상태에 따라 아시아 투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PSG는 이강인에 대한 특별한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예정대로 프리시즌 명단에 포함시켰다.
특히 알렉상드르 르텔리에와 달랐다. PSG는 프리시즌 명단 안에 포함된 르텔리에에 대해 "무릎 쪽에 약간의 부상을 당한 르텔리에는 치료를 위해 파리에 머무른다"고 공지했다. 당초 햄스트링 부상 우려가 있었던 이강인은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PSG는 22일 일본으로 출발하는 선수단 단체 사진을 공식 채널에 게시했다. 이강인의 모습도 포착됐다. 네이마르가 그의 옆에 어깨동무를 하고 서 있었고, 주변에는 하키미, 후안 베르나트, 마르코 베라티, 케일러 나바스 등이 있었다. 또한 PSG의 SNS 한국어 채널에는 비행기에 탑승한 채 웃고 있는 이강인의 사진도 올라왔다.
아시아 투어에 나서는 PSG는 오는 25일 알 나스르와 일본 오사카에서 맞붙는다. 그리고 28일에는 세레소 오사카와 친선 경기를 치른 내달 1일 인터밀란을 상대한다. 일본 투어를 마무리한 다음 8월 3일에는 전북 현대와 부산에서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프리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뒤에는 13일 로리앙와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을 치른다. 이강인이 프리 시즌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주전으로 해당 경기에 선발로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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