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0.25%p 금리 올리나…원/달러 환율 향방은?
이달 들어 30원 넘게 하락한 원/달러 환율 방향이 이번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방향 회의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 발표도 원/달러 환율 추이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34.3원 하락(6월 말 1317.7원→7월21일 1283.4원)했다.
원/달러 환율은 길었던 글로벌 통화 긴축 종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에 이달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을 비롯한 유로존 등 주요 선진국의 물가 둔화세가 지표로 확인되면서다. 실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로 2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앙은행들의 '물가와의 전쟁'이 끝에 다다르고 있다는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퍼지며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99.77까지 낮아졌다. 달러인덱스가 100 아래를 기록한 건 지난해 4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장중 한 때 1257.3원을 찍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주 외환시장에는 미 연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고 빠르게 하락한 원/달러 환율에 대한 되돌림이 강하게 나타났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25~26일 FOMC 회의에서 0.25%p(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준이 7월 금리를 0.25%p 올릴 것이란 관측은 99.2%에 달한다.
연준이 0.25%p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이미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금리차는 2%p까지 확대된다. 다만 한미금리차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한은은 지난 13일 금리를 동결했는데 이는 최근 금융·외환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2%p의 한미금리차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이자율 격차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이라는 것이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라며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금리차도 봐야하지만 마치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무조건) 절하된다는 이런 공식은 (더이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7월 정책금리 인상은 외환시장에 선반영 됐고 이후 금리 방향에 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FOMC 이후 파월 의장이 어느 강도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을지가 원/달러 환율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결국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시그널 여부"라며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의 여지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9월 금리인상 단행에 무게를 싣는 발언이나 단서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번주에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미국 FOMC를 시작으로 ECB(유럽중앙은행)와 BOJ(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금리 결정과 중앙은행 총재들의 발언에 따라 금리 및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오는 25일 발표되는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선 한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5~0.6% 정도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가 발표된다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 팀장은 "한국이 여타 선진국보다 높은 경제성장이 당연시됐던 시절은 어느덧 옛날 이야기가 되고 있다"며 "원화가 글로벌 약달러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펀더멘털 우위와 부채-신용위험의 안정을 증명시켜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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