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M&A 활성화되려면.."구글 같은 신산업혁신전문회사 생겨야"
6대 그룹 싱크탱크 수장 참석
사업개발전문회사(BDC)에 기업벤처캐피털(CVC)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를 결합한 신산업혁신전문회사를 한국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계와 재계에서 동시에 제기됐다. 만성화된 저성장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각종 M&A 규제 등으로 유망 스타트업이 본사를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로 이전하는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학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0일 K-혁신성장 포럼(제1차 Corporate Summit)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포럼은 한국경영학회가 지난 6월 2023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발의한 민간주도 혁신성장 플랫폼이다. 민간 기업부문이 주도하고, 대학·연구기관·시민사회·정부·국회 부문이 함께 참여한다. 무역적자의 장기화 및 국제직접투자 수지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는 등 국내 산업혁신생태계가 활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기업집단의 산업혁신투자 촉진을 통한 혁신성장 방안이 논의됐다.
이영달 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은 ‘글로벌기업의 신산업혁신생태계 경쟁과 우리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부회장은 “구글, 테슬라,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기업의 신산업혁신생태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민간부문 7개 과제와 정부부문 12개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신산업혁신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해 국내 기업들도 신산업혁신생태계의 전주기를 직접 주도해서 조성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구글이나 테슬라 등은 활발한 기업캐피털과 사모펀드 운용으로 기업 연합체인 구글 생태계, 테슬라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에게도 삼성 생태계, SK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기업형 벤처캐피털이 사모펀드도 함께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역시 ‘산업혁신전문회사’ 제도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 대표는 “최근 스타트업들은 M&A의 용이성과 기업 및 산업규제 효율성 등을 고려해 투자유치 후 미국 실리콘밸리나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는 흐름이 일반화되고 있다"면서 제도개선이 매우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국경영학회는 지난 10여년 간 산업혁신투자가 국내보다 해외로 향하는 흐름이 가속화됨에 따라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2017년부터 2022년 기간 동안 한국 경제는 연평균 1.33% 성장률을 기록, 같은 기간 G7(평균 3.31%)이나 북유럽 4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평균 3.07%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가계, 기업, 정부 모두 사상 최대규모의 부채로 이어지고 한계기업 비율과 한계일자리 종사자 수의 가파른 증가 등 사회경제 지표가 사상 최악의 흐름을 지속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김재구 한국경영학회 회장은 ‘K-혁신성장 추진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김회장은 대한민국 사회경제 위기의 3대 원인배경으로 장기 저성장 고착화, 서울 메트로폴리탄 초집중화, 글로벌 혁신경제 고립화를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글로컬 신산업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구조 및 일자리 대전환 ▲지역혁신생태계 조성과 역동성 제고를 통한 지방시대 실현 ▲기업가정신 대부흥 통한 사회문화 변혁 ▲창의혁신글로컬 인재생태계 조성을 위한 교육 대개혁 ▲정부경영혁신 등 5대 의제를 제시했다.
감덕식 LG경영연구원 부문장은 최근 미·중 갈등으로 인한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제약되는 상황을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발렌베리 사모펀드는 약 280조원 규모의 포트폴리오 가치를 지니고 있는 등 신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사례를 볼 때, 산업혁신전문회사 제도 도입이 매우 중요한 사안임을 강조했다.
박성진 포스코미래기술연구원 전무는 스타트업과 벤처, 대학과 연계된 미래기술 전주기 트렌드를 살피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미국의 경우 기술자원의 40%가 대기업, 벤처 30%, 대학 30%의 비중을 각각 지니고 있어 혁신 주체간 유기적 상호협력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면서 “포스텍에서 해외 유수 대학의 교수진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최종 임용통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타트업이나 벤처 활동을 위해 귀국과 임용을 반려하는 사례를 자주 접하게 된다. 2·30대 혁신가와 대학의 교수진들이 혁신 스타트업에 나설 수 있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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