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침해 논란… 롯데, 영양제 공급기사업 철수

알고케어의 영양관리 가전. 알고케어 제공.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 사이의 기술분쟁이 중소기업 기술분쟁 조정을 6개월 만에 종결했다. 기술침해 논란이 있었던 롯데헬스케어는 영양제 디스펜서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양사는 소모적 비방을 멈추고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가 이 같은 내용의 조정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알고케어는 개인 맞춤형 영양관리 디스펜서를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두 기업 간의 기술탈취 논쟁은 지난 1월 세계가전전시회(CES 2023)에서 양사가 비슷한 영양제 디스펜서 제품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제품을 장기간 시연하는 과정에서 협력은 불발되고 핵심 아이디어 등을 표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중기부는 지난 2월 알고케어의 기술침해 신고를 접수한 뒤, 롯데헬스케어 등을 대상으로 행정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양측의 소모적 대립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조정절차에 참여하도록 설득했다.

중소기업 기술분쟁조정중재 제도는 기업 간 기술분쟁 발생 시 조정 및 중재를 통해 원만한 타협을 유도하고 조정비용 지원 등 피해기업을 구제하는 제도다. 피해기업의 조정 또는 중재 신청이 있을 시, 3명 이상 5명 이하 위원회 위원으로 해당사건을 담당할 조정부 또는 중재부를 구성해 진행한다. 지난 2015년 1월 제도 시행 이후 총 190건이 접수됐고, 182건이 종료됐다. 조정안이 제시된 사건의 조정 성립률은 47.1%다.

중기부는 절차에 따라 3인의 조정부를 구성하고 양측의 입장을 번갈아 청취했다. 줄다리기 끝에 양측이 조정안을 수용하면서 연초부터 지속된 6개월 간의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 간 분쟁이 공정거래위원회나 특허청 등에도 얽혀있는 만큼, 아직 갈등의 씨앗이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이번 사례는 행정조사와 기술분쟁 조정의 연계를 통해 창업기업의 기술도용 논란을 신속하게 마무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법원 판결에 비해 금전적·시간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조정제도를 기술분쟁 기업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