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0대 목표” FA-50 미국 수출 위한 민관군 ‘원팀’ 떴다
최대 600대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 해·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에 국산 경공격기 FA-50을 수출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일각에선 K-방산 수출의 마지막 큰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대통령실 중심의 범부처 방산 컨트롤 타워를 본격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지난 18일 국회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한미동맹 70주년 동맹 강화를 위한 방산 협력 확대 전략 세미나’를 열고 FA-50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고 밝혔다. KAI는 “이번 세미나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양국 방위산업의 협력 강화는 물론 FA-50 미국 사업 본격 시작을 알리는 킥오프(Kick-off) 자리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방부와 방사청, 공군,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군 기관과 방산업체는 물론 이례적으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기재부, 외교부, 산자부 등 정부 기관, 경남도와 사천시 등 지자체, 방위산업진흥회, 산업연구원, 수출입은행, 그리고 FA-50 미국 진출 프로젝트 미측 핵심 파트너인 록히드마틴사 및 싱크탱크 CSIS 고위 관계자 등 FA-50 미국 수출과 관련된 모든 정부 및 전문기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실상 ‘FA-50 미국 수출 원팀(One Team) 출범식’ 성격으로 세미나가 개최됐던 것이다. 세미나는 한기호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최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국방기술품질원, 한미동맹재단이 공동 주관해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산업연구원(KIET) 장원준 박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T-50 계열 항공기의 미국 시장 진출은 한미동맹 70주년 상징 사업이자 방산수출 4대 강국 조기 진입의 핵심사업”이라며 “미국 수출 성공을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주기적인 미팅을 통해 현안을 해결하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FA-50은 T-50 고등훈련기에 각종 무장을 장착해 경공격기로 개량한 것이다. T-50 계열은 미국의 기술지원으로 개발돼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항공기’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 해·공군은 FA-50 수준의 고등훈련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박사는 특히 “프랑스의 경우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매월 방산수출 현안회의를 열어 세계 3위 방산수출 강국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대통령실 중심의 범정부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FA-50 미국시장 진출 ‘지원사격’을 위해 내년에 미 본토에서 열리는 미 해군 행사에 공군 블랙이글스팀이 참가해 T-50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할 수 있도록 내년도 국방예산에 관련 예산을 반영해 놓은 상태다.
이날 행사는 미 해군과 공군이 향후 2~4년 내로 기종을 선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등·전술훈련기 사업을 겨냥해 열렸다. 미 해군과 공군은 수년 내로 고등훈련기(UJTS)와 전술훈련기(ATT/TSA) 총 337∼596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 해군은 2025년 하반기 계약을 목표로 145∼220대의 UJTS(고등훈련기)를, 2027년을 목표로 64∼132대의 TSA(전술훈련기)를 각각 도입한다. 미 공군은 2026년 계약을 목표로 128∼244대 규모의 ATT(전술훈련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중 지난 1월 미 해군이 사전정보요청서(RFI)를 공개한 뒤 2025년 말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UJTS 사업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UJTS 사업에서는 KAI FA-50과 보잉-사브(SAAB) 컨소시엄으로 개발된 T-7A가 2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T-7A는 지난 2018년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에서 우리 T-50A와 경쟁해 승리한 기종이어서 KAI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T-7A는 당시 목표가보다 45% 가량이나 싼 유례 없는 ‘덤핑’으로 입찰해 선정됐지만 기체결함 등으로 계속 예정보다 개발이 지연,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T-7A의 문제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우리 FA-50이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며 “하지만 T-7A가 가격경쟁력 등에서 앞설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장 박사도 주제발표에서 “(미 공군 APT 사업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절박감”이라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FA-50의 미 해·공군 고등·전술훈련기 사업 수주 성공시 25조∼44조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와 7만∼12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각각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이런 산업파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MOU) 체결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FA-50 등 T-50계열 항공기는 2006년 전력화 이후 이라크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6개국에 138대가 수출됐다. 현재 이집트와 FA-50 36대 수출 협상도 진행 중이다. KAI는 폴란드·말레이시아 진출 등을 계기로 1000 대 이상 수출을 목표로 하는 수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FA-50 미국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한·미 양국이 공동 개발한 FA-50은 한미동맹 70년 성공의 상징”이라며 “FA-50 미국 수출시 한미 관계가 일방적 전력 공급 관계에서 호혜 관계로 격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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