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법 통과땐 野 뜻대로 과방위원장 사퇴"

한기호 2023. 7. 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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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을 대리해 마이크를 잡은 지 약 2분 만에'산회 선포' 후 퇴장하는 여당 간사 박성중 의원을 바라보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고, 민주당 측은 조승래 간사가 위원장석에 앉은 채 대여비판 발언을 이어갔는데 방송중계와 마이크 음향 순으로 꺼지자 위원회 실무자 등에 항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사진>
지난 7월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장제원(오른쪽) 의원, 간사인 박성중(오른쪽 두번째) 의원 등 여당 과방위원들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직접 고른 해산물로 식사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등이 방사능 위험도, 일본 수산물 수입 등을 놓고 '괴담 선동'을 한다며 응수하는 취지로 각 상임위별 국회의원들이 수산물 시장 오·만찬 일정을 가졌다.<연합뉴스 사진>

장제원(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우주항공청 설치·운영 특별법'이 8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친윤(親윤석열) 핵심으로 지난 1~2월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던 나경원 전 의원, 경선주자 안철수 의원 등 김기현 현 대표의 범(汎)주류 경쟁주자군을 공격하다가 중단했던 페이스북 활동을 5달여 만에 재개하고 직접 SNS로 정치현안 입장을 내 주목되기도 한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겉으로만 우주항공청 설치에 찬성하며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를 끝끝내 훼방놓으려는민주당의 속내를 분명하고도 절실히 깨달았다"며 "상임위원장 직권으로 과방위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과방위가 두 달 가까이 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상임위원장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는 취임 이래 과방위 정상화를 위해 물밑에서 여야 간 일정 조율에 안간힘을 써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세차례나 말을 바꾸고 새로운 조건을 내걸어 협상을 결렬시켰다. 회의와 전혀 상관없는 부당한 정치적 요구가 반복된 상황"이라고 했다.

우선 '1차 결렬'상황을 설명하면서 "저는 7월 4일과 13일 두 번의 간사회의를 주재했다. 4일 1차 회의에서 7월 의사일정에 잠정 합의했었다"고 전했다. △업무보고(피감기관)와 현안질의(11일) △우주항공청 공청회(18일) △법안 의결(25일)을 위한 전체회의와 법안1·2소위 △매월 법안 1·2소위, 둘째주와 넷째주 화요일 전체회의 개최 '상임위 정례화'에 합의했지만 민주당 간사 조승래 의원이 "25일 전체회의 일정은 민주당 내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결정을 미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 의원은 "일주일 넘게 회신은 없었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는 민주당의 로텐더홀 농성으로 바쁘다는 답만 돌아왔다"며 "묵묵히 답변을 기다리던 11일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과방위는 민주당의 요구에도 아예 문을 닫고 있다. 집권당의 직무유기'라며 여당에 책임을 떠넘긴 기만적 모습을 연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2일엔 민주당 과방위원들이 물밑 합의를 무시하고 4가지의 또 다른 정치적 요구를 했다"며 △과방위 파행에 위원장 사과 표명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변호사 선임 철회 △우주항공청 특별법안 관련 과기부 자료 제출 △이동관 대외협력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지명 철회 등 요구가 추가됐다고 폭로했다.이어 "방송3법을 위헌적으로 본회의에 직회부시켰던 전임 과방위원장(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입장을 제가 대변할 수 없다"며 "상임위원장 교체 시에 민주당 원내대표가 챙기지 못한 실수를 제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나. 그동안 과기부가 우주항공청과 관련해 야당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도 사실무근이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주항공청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6월 말까지 장관이 3번, 차관이 12번이나 야당 위원들을 직접 방문해 설명했다"며 "이동관 특보 방통위원장 지명과 우주항공청 특법법이 무슨 상관이 있나. 저로서는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억지 주장들이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뒤이어 '2차 결렬'에 대해선 "인내하며 7월13일에 또 한 번 2차 위원장-간사 회동을 주재한 자리에서 '7월 의사일정을 민주당이 원하는 날짜에 모두 맞추겠다. 법안 의결을 위한 전체회의도 민주당이 정하라'고 야당에 결정을 백지위임했다"며 "돌아온 건 최종 합의가 아닌 7가지 억지 요구안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동안 한번도 언급하지않은 조건을 꺼내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렸다"며 "'KBS 수신료' 관련 (분리징수 시행령 개정을 무력화할) 방송법 소위 회부를 명시하고 전체회의 상정 시 KBS 관계자를 배석시키자는 엉뚱한 요구였다"고 전했다. 또 17일 4가지 최종 절충안을 만들어 제시했지만 '3차 결렬'로 이어졌다고 한다.

절충안은 △(위원장) 유감표명과 과방위 정례화 △우주항공청 관련 법안 빠른 시일내 결론 △소위에서 비쟁점법안과 가짜뉴스대책, 포털알고리즘, 알뜰폰대책, 망이용 대가 등 논의하고 수신료 관련 방송법 등은 '상정요건'이 갖춰지는대로 논의 △(우주항공청 관련) 7월 20일 2소위·25일 전체회의·26일 공청회와 1소위 개최 4가지다.

그는 "이제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31일 우주항공청 공청회를 실시하겠다"면서 법안소위 심사를 주문했다. 아울러 "저는 민주당이 8월 내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켜 준다면 민주당이 그토록 원했던 과방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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