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한다는 딸과 입장 달라” 檢 지적에… 조국 “불찰 자성” 한발 후퇴

방극렬 기자 2023. 7. 23.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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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의혹'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장관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딸 조민씨의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한 최종 처분을 앞두고 조국 전 법무장관이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한다”는 입장을 냈다. 최근 조씨를 조사한 검찰이 “조 전 장관과 조씨의 입장에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자, 조 전 장관이 반성하겠다는 태도를 확실히 내보인 것이다.

조 전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씨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조씨 등) 저희 자식들은 입시비리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이 난 사안과 연결된 학위와 자격을 모두 포기 또는 반납했으며, 관련 소송도 취하했다”며 “법적·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사안인 만큼 자성하는 차원에서 다 버리고 원점에서 새 출발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 데에는 부모인 저희의 불찰과 잘못이 있었음을 자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2019년 이후 몇 차례에 걸쳐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또 “딸의 검찰 조사 이후 검찰은 언론을 통해 부모도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피고인이 기소 사실에 대하여 법정 바깥에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검찰의 요구를 존중해 이같이 밝힌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요구에 따라 추가적으로 반성하는 입장을 밝히게 됐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과 조씨는 최근 입시 비리 혐의를 두고 다른 태도를 보여 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7일 열린 입시 비리 사건 항소심에서 “생업이 바빠 몰랐다”며 딸의 입시 비리를 도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조민씨는 최근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14일 조씨를 조사한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지난 공판에서 밝힌 입장은 조민씨에 대한 검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 전 장관과 가족이 동일한 혐의에 엇갈린 입장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입시 비리 혐의를 두고 부녀가 수사‧재판 과정에서 다른 태도를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조 전 장관의 이날 입장문은 딸과 같이 반성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입장 변화 등을 조씨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데 함께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조씨의 입시 비리 혐의 공소시효는 다음 달 26일 만료된다.

다만 조 전 장관은 “문제 서류의 작성·발급·제출 과정이 어떠했는지, 이 과정에서 부모 각자의 관여는 어떠했는지 법정 심리에서 진솔하게 밝히고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시 비리 문제에 있어서는 가족들이 함께 반성하고 있지만, 구체적 혐의와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다투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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