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정비 D-1…반대 시위 속 네타냐후 총리, 심박조율기 삽입(종합)
29번째 주말 집회에 50만명 참여…예비군 1만명 복무 거부 선언
최대 노동단체, 여야 합의 못 하면 총파업 등 행동 예고
(카이로·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최인영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73) 이스라엘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논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 최종 투표를 앞두고 심박조율기(pacemaker) 삽입술을 받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새벽 텔아비브 인근 셰바 메디컬센터에서 성공적으로 심박조율기 삽입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입원 중 총리 직무는 야리브 레빈 법무부 장관이 대행했다.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의 몸 상태가 좋은 편이며 이날 중 퇴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입원 직전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일주일 전에 모니터링 장치를 장착했다"며 "오늘 저녁 이 장치에서 삐 소리가 났는데 심박조율기가 필요하며 오늘 밤 이식해야 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심박조율기는 느리거나 불규칙한 환자의 심장 박동수를 인공적으로 정상 유지하게 하는 장치다. 통상 조율기 삽입술에는 몇시간 가량이 걸리며 환자는 시술 당일 또는 이튿날 퇴원한다.
로이터 통신은 영상 속 네타냐후 총리가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5일에는 탈수증으로 텔아비브 인근 텔하쇼머에 있는 셰바 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갈릴리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폭염에 현기증 등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현지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슴 통증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0월에도 건강 이상으로 검진받았으며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는 보도가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시술은 논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 최종 단계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그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24일 크네세트(의회)에서 이른바 '사법 정비'를 위한 첫 번째 법안인 사법부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3차 독회(讀會) 통과하면 법률로 굳어지는 이 법안에는 장관 임명 등 행정부의 주요 결정을 '합리성' 판단에 따라 사법심사로 뒤집을 수 있는 대법원의 권한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정 측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행정부의 권한을 일반 공무원인 판사가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을 막아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야권과 법조계, 시민단체는 이 법안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하고 독재를 유도할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텔아비브에서 연정 측의 사법 정비 입법 재개 후 두 번째 '저항의 날' 집회에 참석했던 약 9만명의 시위대는 나흘간 행진 끝에 예루살렘 의회에 도착해 입법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텔아비브에서 열린 29번째 사법 정비 반대 주말 집회에는 약 17만명이 참여하는 등 이스라엘 전역 150여개 도시에서 50만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이스라엘군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예비군도 집단 복무 거부 선언으로 반정부 시위에 힘을 보탰다.
사법 정비 입법에 저항하는 이스라엘 예비군 단체 '브라더스 인 암스'는 전날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1만명이 넘는 예비군이 사법 정비에 반발해 복무 중단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이스라엘 공군 소속 예비역 조종사 1천여명의 복무 중단 선언에 예비군 1만명이 합세하면서 예비군들의 집단행동은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전직 군 참모총장, 전직 경찰청장, 전직 모사드 및 신베트 국장 등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예비군들의 집단행동을 옹호했다.
이들은 "이스라엘군과 국가 안보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데 대한 책임은 당신이 져야 한다"며 "당신이 주도하는 정부는 이스라엘 민주주의를 완전히 무시하고 훼손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회원 수 80만명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이)도 정부와 야권에 이날 오후 4시까지 사법 정비에 관해 합의하라고 촉구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총파업 등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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