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 많았다" 10연승 역사 만든 국민타자의 고백, 그가 되돌아본 가시밭길-번뇌의 시간[광주 토크]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스스로 '내가 부족한가', '아직 팀을 맡기엔 무리인가'라는 자책을 많이 했다."
KBO리그 국내 감독 부임 첫 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10연승) 작성 이튿날.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이렇게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시즌 초반에 잘 풀리는 듯 했던 두산은 4월 말 첫 4연패를 하면서 조금씩 흔들렸다. 5월 22경기에선 11승11패로 정확하게 5할 승률을 기록했으나,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했다. 4~5월 5할 승률을 유지하던 두산은 지난달 위기를 맞았다. 6월 중반부터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더니, 연패를 거듭하면서 +1이었던 승패마진이 -3으로 밀렸다. 6월 들어 5번이나 연패를 당하는 등 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역대급 순위 싸움이 펼쳐지는 올 시즌, '초보 감독' 타이틀을 달고 출발한 이승엽호를 향한 시선엔 우려가 가득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두산은 분위기를 완벽하게 반등시켰고, 전반기 9경기에 이어 후반기 첫판까지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2018년 6월 이후 5년여 만의 10연승에 성공했다. 이제 두산은 중위권을 넘어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가 만든 2강 체제에도 도전장을 낼 수 있는 위치로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이 감독은 "초반에 팀이 안 좋았을 때 스스로 '내가 부족한가', '아직 팀을 맡기엔 무리인가'라는 자책을 많이 했다"며 "벤치 미스로 경기 흐름이 바뀌거나 결과가 안 좋다면 그건 분명 벤치의 책임이고, 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현역시절 '국민타자'라는 별명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이 감독이다. KBO리그 15년, 일본 프로야구(NPB) 8년의 기간 동안 스타로 군림했다. 은퇴 후 해설가로 변신한 뒤 날카로운 분석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녹색 그라운드의 현실은 딴판이었다.
이 감독은 "밖에서 보는 것과 완전 틀리더라. 경기장 위에선 경기 흐름이나 선수 움직임이 잘 보였지만, 벤치에서 선수와 같은 시선으로 볼 때는 잘 보이지 않더라"며 "선수들과 똑같이 유니폼 입고 호흡 맞추며 직접 결정해야 하는 것과 위에서 지켜보는 것엔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부분은 계속 공부하고, 경기를 하면서 채워간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 같다"며 "지금도 분명 완벽하진 않지만, 초반 보다는 조금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고 미소 지었다.
곁에서 이 감독을 지켜보는 두산 선수들은 더 똘똘 뭉치는 모양새. 주장 허경민은 10연승 달성 후 "팀원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고참부터 막내까지 팀 베어스 모두가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구단 최다타이 10연승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 앞선 10연승 때(2018년)도 함께였는데, 주장으로 달성한 오늘이 아주 조금은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매 경기 승패 사이에서 고뇌하는 이 감독과 스트레스를 나누고 싶다는 뜻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감사하다. 그런데 큰 스트레스는 없다. 지면 쌓이지만 이기면 사라진다"고 웃은 뒤 "나는 스트레스 포인트가 승리, 패배 두 가지 뿐이지만, 선수들은 패배할 때 본인이 못하면 실망감이 두 배가 된다. 좋은 모습을 보여 승리에 기여해야 하는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좀 더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야구도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이니 항상 100%는 없다고 본다. 호흡, 팀워크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맞추려 하는데 선수 28명, 코치 11명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쉽지 않다. 내 역할은 그 마음이 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역 시절 수많은 지도자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항상 지도자의 꿈을 갖고 있었다"며 "선수, 코치들이 매 순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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