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재 모으는 '구광모의 LG'…"함께 A·B·C 성장 이끈다"
국내 대학과 계약학과 신설로 인재 발굴도 지속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LG그룹의 미래 인재 발굴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수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 어디든 직접 찾아가 영입에 나섰다.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구광모 LG 대표다. 구 대표는 직접 미래 성장 사업으로 점찍은 'ABC(AI·Bio·Cleantech)' 분야에서 함께 성장해 나갈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는 물론 대학과 계약학과 운영, 산학협력 등 채용 연계 제도를 통해 LG의 미래를 이끌 인재들을 조기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미국, 캐나다…인재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구광모 대표는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국내 이공계 R&D 인재 초청 행사 'LG테크콘퍼런스'에 깜짝 참석했다.
2012년 시작된 'LG테크콘퍼런스'는 우수 R&D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 최고 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LG의 기술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다.
이날 구 회장은 재계 총수들과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행사 참석을 위해 일본 방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인재만큼 중요한 업무는 없다'고 보고 행사장에 들렸다.
구 대표는 "LG의 꿈은 사람들의 삶에 행복한 경험을 드리고 상상을 더 나은 미래로 만들어 모두가 미소짓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혁신',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75년이 넘는 LG의 역사 속에 간직해 온 원칙"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구 대표 외에도 권봉석 ㈜LG COO(부회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대표(사장)를 비롯해 각 계열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최고인사책임자(CHO) 등 핵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인재 확보에 나선 것은 구 대표뿐만이 아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지난달 3대 성장 동력 인재 확보를 위해 일본을 찾았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해외 인재 발굴을 위해 200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행사인 'BC투어'에 참석해 현지 우수 인재들과 직접 소통하며 회사의 비전과 R&D 현황을 소개했다. 또 현장에서 인재들과 즉석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LG화학의 3대 신성장 동력인 △전지 소재 △친환경 Sustainability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에서 잠재력을 펼치고 성장할 수 있는 도쿄대·도쿄공대·교토대 등 일본의 주요 7개 대학의 소재·바이오·설비 분야 전공 석·박사 40여명이 참석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실력 있는 인재 확보가 급선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신영준 CTO 부사장, 김기수 CHO 전무, 변경석 CDO 전무 등 주요 경영진이 지난 4월 미국으로 총출동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퍼듀대, 아르곤 국립 연구소 등 미국 최고 대학 및 연구소에서 선발된 석·박사 인재 40여명을 초청해 LG에너지솔루션의 △비전 △각 사업부별 역할 및 직무 △인재 성장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LG AI연구원을 비롯한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LG그룹 5개사가 글로벌 AI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비전 학회인 'CVPR(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2023'에서 학회에 참석한 석·박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 행사인 'LG AI Day'를 진행하고, AI 기술 시연과 채용 상담을 실시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해외 우수 인력의 한국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출신 변경석 최고데이터책임자(CDO)가 LG에너지솔루션의 전사적 디지털전환(DX)을 담당하기 위해 영입됐으며, 글로벌 타이어 회사인 콘티넨탈 출신 이혁재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지역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마존, 다임러, 리비안 오토모티브 등 해외 기업 출신 인재들이 LG에너지솔루션에 합류했다.
◇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모셔간다"
LG는 해외에서의 인재 유치 활동과 함께 국내에서는 대학들과 함께 계약학과를 신설하고 산학협력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가 지난 5월 숭실대학교와 협력해 국가 보안 인재 양성을 위한 '정보보호학과'를 계약학과로 신설했다. LG유플러스가 계약학과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숭실대학교는 2024학년도부터 매년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사이버 보안 분야 전문 인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 CNS도 지난달 중앙대학교와 디지털 전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중앙대학교 보안대학원에서 LG CNS 임직원 대상 재교육형 계약학과인 '보안학과(가칭)'를 운영할 예정이다. 향후 보안 맞춤형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 추진도 검토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역시 배터리 관련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 1월 서울대학교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포스텍과 배터리 소재 및 공정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9월에는 연세대학교와 자동차전지 기술개발 프로그램 운영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학과 운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20년 6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 계약학과인 고려대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신설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연세대와 '이차전지 융합공학협동과정'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한양대와 계약학과 설립 협약을 체결하며 우수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 역량 확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연세대·서강대와 함께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하고 △카이스트(소프트웨어) △고려대(스마트융합) △한양대(지능융합, 미래차) △국민대(자동차 융합) 등과도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는 등 사업 전 영역에 걸쳐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계약학과 운영 및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이노텍(011070)은 2013년부터 연세대와 광과학공학과를 운영하며 꾸준히 전자부품 관련 우수 인재 선제 확보에 힘쓰고 있다. 전자기학, 광학설계 등 광학 전문가 육성을 통해 LG이노텍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카메라모듈과 3D센싱 모듈 등의 광학솔루션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연세대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과대학 내 정원 30명 규모로 운영 중이며, 계약학과를 통해 OLED를 포함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인재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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