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생겼다면 한번 실패해봐야…” 두산 26세 내야수의 시련을 바란다? 이승엽 ‘깊은 속마음’[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자신감 생겼다면, 한번 실패해봐야…”
두산 내야수 박준영(26)은 부동의 주전 3루수 허경민이 엉덩이가 조금 좋지 않자 전반기 막판 2경기서 3루수로 출전했다.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21일 KIA와의 후반기 개막전서는 유격수로 나갔다. 박준영으로선 유격수로 승부를 거는 게 낫다.
박준영은 2022-2023 FA 시장에서 NC로 이적한 포수 박세혁의 보상선수다. NC 시절 잠시 투수를 했지만, 기본적으로 내야 자원이다. 두산은 박준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데려왔다. 어깨 부상으로 재활이 필요한 선수였지만 과감했다.
그렇게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맹활약 중이다. 5경기서 15타수 7안타 타율 0.462 1홈런 8타점 4득점 OPS 1.633. 표본이 너무 적어서 평가할 타이밍은 아니다. 그러나 두산으로선 허경민이 돌아왔다고 해서 이렇게 컨디션이 좋은 타자를 안 쓸 이유가 없다. 당분간 유격수든 어떤 포지션이든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이승엽 감독은 22일 광주 KIA전이 장맛비로 취소되자 “NC 시절 모습이 기억이 잘 안 난다. 기대주라는 말은 들었다. 어깨 부상으로 2군에서 재활하는 걸 봤는데 몸이 굉장히 좋았다. 타격을 시작하고 2군에서 보고를 받았는데, 이정훈 감독이 ‘아주 좋은 선수가 온 것 같다. 물건인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 했다.
변화구 공략에 대한 뚜렷한 약점이 있다. 그러나 상당히 보완된 모습이라는 게 이 감독 평가. “SSG전서도 그랬고, 좋은 타구가 나온다. 변화구에 대응이 잘 됐다. 시즌 중반이지만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비에도 안정감이 있다. 안심하면서 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런 이 감독이 느닷없이 엉뚱한(?) 얘기를 늘어놨다. “자신감이 생겼다면 다행인데, 한번 실패를 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2군에서 실패를 많이 했을 수 있지만, 지금 두산에선 매 경기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 혹시 실책했을 때, 범타로 물러났을 때 그 다음 수비하는 것, 그 다음 타격을 봐야 판단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누구나 좋은 페이스가 1년 내내 이어지지 않는다. 박준영도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무조건 고비를 맞이할 것이다. 이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박준영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좋을 때는 누구나 다 좋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엉뚱한 얘기가 아니라, 냉정한 시선이다.
이 감독은 “당연히 실패도 많이 해봤던 선수라서 한번 실패했다고 의기소침할 것 같지는 않은데, 사람이니까 중요한 상황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지켜보겠다. 그것마저 잘 된다면 어주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두산에 좋은 내야수가 나왔다.
[박준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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